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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일차는 팔라스 데 레이에서 멜리데(Melide)까지 14Km와 멜리데에서 아르주아(Arzúa)까지 14Km 총 28킬로미터를 걷는 강행군입니다. 3일차와 4일차 모두 28Km가 넘는 거리이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팔라스 데 레이를 출발하면 N-547국도를 따라 걷다가 까르바얄(Carballal) 마을에 이르러 숲길과 들길을 걷습니다.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점점 내려가는 여정입니다.
산티아고 3일차도 숙소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어제 처럼 오전 7시 20분에 숙소를 나섭니다. 야고보 사도의 석상과 이별 인사를 나누고 N-547 국도따라 내려 갑니다. 석상 뒤로 어제 묵었던 숙소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아침 장사를 위해 불을 켜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창밖으로 밤새 조금 시끄러운 문제가 있었지만 꿀잠을 준 카사 까미노 뿔페리아(Pensión Restaurante Casa Camiño)여 안녕!
팔라스 데 레이(Palas de Rei)의 휘장을 비롯한 상징을 장식한 화단.
N-547 국도를 걷다보면 왼쪽에 작은 골목길이 있는데 이 골목길로 가도 됩니다. 가다보면 다시 N-547 국도와 만납니다. 순례길을 걷다가 주간 들르는 조금 큰 시내에서는 순례길이 어디 인지 헷갈리기도 하는데 도로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나 다양한 순례길 표식을 따라가면 조금 돌더라도 원래의 순례길과 만나게 되므로 표식을 따라 가면 됩니다.
도로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 걷게되는 경로는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어차피 다시 국도로 나오니까 그냥 국도를 따라 걸어도 되긴 하지만 골목길을 걷는 맛도 있으므로 그냥 화살표를 따라 걷습니다.
팔라스 데 레이 시내에서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66.841 Km입니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조각상. 순례길 방향을 일러 줍니다. 조각상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으면 N-547 국도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국도로 나왔던 순례길은 그냥 N-547 국도를 따라 가지 않고 작은 마을 길을 돌아서 갑니다. 인도 확보가 어려워 도보자에게 위험한 구간은 조금 돌아가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까르바얄(Carballal) 마을을 지날 때면 도로를 횡단해야 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까르바얄(Carballal) 마을로 들어 갑니다.
벽면을 나무로 만든 곡물 창고 오레오(hórreo) 오랜 세월의 흔적은 있지만 지붕을 기와로 얹어서 제대로 만든 오레오로 보입니다. 저런 구조라면 쥐가 올라갈 수가 없겠네요.
까르바얄(Carballal) 마을 뒷산을 조금 걸으면 다시 국도를 만나게 됩니다. 조금 돌더라도 찻길 보다는 이런 숲길을 걷는 편이 낫죠.
까르바얄(Carballal) 마을을 지나서 N-547국도를 횡단하면 이제 부터는 본격적으로 숲길을 걷습니다. 고요한 분위기에 생각에 잠기어, 또는 무념 무상의 상태로 걷기 좋은 시간이 이어 집니다.
숲길 초입에 있는 쉼터.
쉼터를 지나 유칼립투스와 참나무로 이루어진 숲길을 걷습니다. 움푹 패인 흙 길이 마치 순례자들의 발걸음 때문에 만들어진것처럼 보입니다. 흙길 위에 떨어진 유칼립투스의 낙엽을 밟으며 숲의 향취에 푹 잠깁니다.
10분 숲길과 들길을 걷다보면 순례길은 산 술리안(San Xulián) 마을을 통과합니다.
마을에는 산 술리안 교회(Igrexa de San Xulián do Camiño)가 있습니다. 사진에 우연히 들어온 사람들은 순례길 3일차 걷기에서 저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두 커플 입니다. 자꾸 만나면 "부엔 까미노"와 함께 서로 미소를 짓게 되죠. 속으로 "또 저 사람들이네!"하는 웃음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산 술리안 교회(Igrexa de San Xulián do Camiño)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로 11~12세기에 걸쳐 여러번 손상이 있었고 12세기에 복원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돌이끼가 교회의 견뎌온 세월을 말해 주는듯 합니다. 그나마 다른 마을의 성당과는 다르게 성당 주변에 무덤이 있기는 해도 무덤이 성벽처럼 성당을 감싸고 있지는 않네요. 성당이 지대가 약간 높고 무덤들은 조금 낮은 지대에 배치한 덕택입니다.
산 술리안(San Xulián) 마을을 지나 조금 걷다보면 아 그라냐(A Graña) 마을을 지납니다.
폰테 깜빠냐(Ponte Campaña) 마을에 있는 알베르게 까사 도밍고(Albergue Casa Domingo). 커다란 조개를 붙여놓은 인상적인 알베르게입니다.
알베르게 까사 도밍고에 대한 평점이 상당히 좋더군요. 6년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꾸준한 투자와 개선이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도 찜해 둡니다. 바로 옆으로 작은 개천이 흐르는 풍경도 즐길만 합니다.
폰테 깜빠냐(Ponte Campaña) 마을은 1370년 갈리시아 지방의 귀족이었던 페르난 루이즈 데 카스트로(Fernán Ruiz de Castro)와 그의 이복 동생이었던 엔리케 2세(Enrique II)간의 혈투가 벌어졌던 곳이랍니다. 지금은 온통 너른 목초지로 둘러 쌓인 이곳이 그 당시에는 피의 강이 될 정도 였다고 합니다.
카사노바(Casanova) 마을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습니다. 쭉쭉 나무들은 이끼나 덩굴 식물들로 옷 입고 있어 어디를 바라 보아도 예사로운 풍경은 없습니다. 세상 일을 머리에서 텅텅 비우고 오로지 자연에 묻혀 걷는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크게 숨을 한번 들이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전이 되는 그런 공간입니다.
카사노바(Casanova) 마을을 300 미터 앞에 두고 있는 폰테도모우로 마을(Fontedomouro) 교차로에서 산티아고 까지 남은 거리는 61.628Km 입니다. 조금 더 걸으면 절반을 넘어 섭니다.
카사노바(Casanova) 마을에 들어 왔습니다. 표지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팔라스 데 레이(Palas de Rei) 시 관할인 농촌 마을 입니다.
카사노바(Casanova) 마을을 지나면 얼마동안 포장도로를 걷다가 아래의 지도처럼 길을 벗어나 작은 산을 하나 넘습니다.
멀리 산위에 풍력 발전기가 보입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독일과 함께 정책적으로 풍력 발전을 지원한 나라로 2014년에는 풍력 발전이 원자력 발전의 20.8%보다 높은 21.1%의 전력 담당율을 기록해서 "세계 최초의 풍력 발전 국가"라는 뉴스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육상 풍력 발전의 확장 저하와 보조금 감소, 더딘 해상 풍력 발전등으로 풍력 발전이 정체된 듯 보이지만 스페인은 여전히 수력등 재생 에너지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멀리 내다보고 투자하는 나라가 선진국이죠.
저질 체력은 약간의 오르막을 만나도 헉헉 거립니다. 그렇지만 순례길에서의 오르막은 견딜만 합니다.
산을 내려와 만난 교차로에서 만난 레스토랑 안내판과 남은 거리 표지판. 드디어 남은 거리가 60.102Km로 60Km대로 내려 왔습니다. "식당과 숙박, cafeteria y alojamiento" 안내하고 있었지만 교차로에서 조금 멀리 보이는 거리라 교차로 한쪽에 있는 벤치에 앉아 쉬었다 가기로 했습니다. 이 동네는 포르토 데 보이스(Porto de Bois) 마을 입니다.
출발 이후 벌써 1시간 40분을 걸었으니 쉬었다 가야지요. 물도 보충하고 샌드위치 도시락으로 허기가 지지 않게 미리 보충도 해주었습니다. 이정도 쉼터면 엄지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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