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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에서 넉넉한 쉼을 가졌던 비스티야스 공원과 아테나스 공원을 지나면 마드리드 왕궁과 알무데나 대성당의 서쪽에서 넓직한 녹지를 제공하고 있는 캄포 델 모로(Campo del Moro) 정원으로 향합니다.



아테나스 공원을 지나서 대로를 따라 캄포 델 모로 정원의 입구로 걸어가는 길은 위의 그림과 같이 공원의 울타리를 따라서 걷습니다. 높다란 나무들도 함께하는 길입니다.




길에서 만난 독특한 휴지통입니다. 일반 쓰레기 뿐만아니라 측면에는 반려견의 뒷처리를 위한 구멍이 있고 상단에는 담뱃재를 털수 있도록 배려한 정말 친절한 쓰레기통입니다. 홍콩 산책로에서 반려견 뒷처리를 위한 작은 공간을 마련해 둔것을 본적은 있지만 쓰레기통에 개똥을 처리하는 공간이 있는 것은 처음 봅니다. 하긴 우리나라도 애견인이 늘면서 애견 전용 쓰레기통이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요.



캄포 델 모로 공원과 만사나레스강(río Manzanares) 사이로 난 길의 이름은 파세오 데 라 비르헨 델 푸에르토(Paseo de la Virgen del Puerto)입니다.



길 쪽의 입구를 통해서 캄포 델 모로(Campo del Moro) 정원으로 들어갑니다. 화장실도 있고 조용하니 참 좋은 공간입니다. 매일 오전 10시에 무료 개방하고 하계는 20시까지 동계는 18시까지 개방합니다. 



입구에서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처음으로 만나는 뷰는 바로 마드리드 왕궁입니다. 마치 베르사이유 궁전에 온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베르사이유 궁전에 온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 하나가 있습니다. 인공적이고 기하학적인 특징이 돋보이는 프랑스식 정원에 비해 이곳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영국식 공원 이라는 점입니다. 1844년에 설계되어 1931에 개장한 영국식 공원으로 프랑코 시대에 문을 닫았다가 1983년에 재개장했다고 합니다. 잔디밭 양쪽에 있는 커다란 나무숲이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듯 합니다.




숲길을 따라서 조용히 산책에 나섭니다. 이른 아침부터 미술관이며 여러 공원들을 걸어온 터라 아무리 좋은 공원이라 해도 어떻게 하면 걷는 양을 줄일까 꾀만 앞서는 상황이긴 합니다.



작은 오솔길의 흙을 밟으며 걷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숲 한구석에 자리한 조금 특이한 모양의 조각상입니다. 



걷기에 지친 배낭족에게 최고의 공간입니다. 




아직 가을의 낙엽이 떨어질 시기가 아니지만 벤치 주위로 떨어진 나뭇잎이 운치있는 휴식처를 만들어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벤치에서도 한참을 앉아 있었네요. 다음에 다시 마드리드에 온다면 캄포 델 모로 공원은 나의 필수 방문지가 될 듯 합니다. 책 한권과 도시락 들고 하루를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취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흙을 밟는 기분은 걷기에 쌓인 피곤 조차도 날릴 만큼 좋습니다.




큰 화분과 그 곁에 열매를 맺고 있는 나무. 이 화분 위에 가끔은 꽃을 심어 놓는 모양인데 저희가 갔을때는 그냥 조각 감상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왕궁에 딸린 공원에 분수는 꼭 있기 마련이지요.  트리톤 분수(Fountain of the Tritons) 입니다.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만든 것으로 1656년에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캄포 델 모로 정원에는 참 다양한 나무들이 있는데 공원 북쪽으로는 키큰 침엽수들이 담벼락처럼 서 있습니다.



원래 이 공원은 왕가의 사냥터였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펠리페 4세가 정비를 시작하여 공원으로 처음 체계적인 정비를 한 인물이 위의 동상의 주인공인 이사벨 2세입니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35년간 재위했는데 재위 기간 동안 수많은 내전과 혼란이 있었던 여왕입니다.




강릉에 있는 오죽헌에서나 만날 법한 검은 줄기의 대나무 숲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영국식 정원이라 마치 야생처럼 보이는 숲이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누군가의 설계와 작업이 있었던 게지요.



캄포 델 모로 정원에서의 시간은 수많은 그림이 걸려 있는 미술관에서 명작을 감상하는 즐거움 못지 않은 참 좋은 시간 이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날기를 기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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