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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로 데 벨라스 아르테스(Círculo de Bellas Artes)을 나서면 솔 광장(Puerta del Sol)에서 시작해서 마드리드 북동쪽으로 10.5Km에 이르는 알카라 대로(Calle de Alcalá)를 따라 약 500미터 거리에 있는 왕립 산 페르난도 아카데미 미술관을 찾아 갑니다. 



길건너로 왕립 산 페르난도 아카데미 미술관이 보입니다. 여러 건물들 사이 끼여 있어 작아 보이지만 나름 알찬 전시를 만날 수 있었던 곳입니다. 미술관 앞쪽으로는 도로를 파헤치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길을 건너기 전, 그러니까 미술관에서 길건너 대각선 방향에는 건물 양쪽 꼭대기에 네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Quadriga) 조각이 있는 눈에 띄는 건물이 있었습니다. 1923년에 완공된 BBVA(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 은행의 건물로 빌바오 은행은 스페인 최대 은행중에 하나이죠.



왕립 산 페르난도 아카데미 미술관(Real Academia de Bellas Artes de San Fernando)은 1744년에 시작했으나 공식적인 창립일은 1752년이라고 합니다 . 설립 당시에는 미술 아카데미 였으나 지금은 박물관과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15~20세기의 회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미술관의 특징중의 하나라면 바로 "고야"입니다. 미술관 외부에도 고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곳 아카데미의 감독이었고 18세기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인 고야(Francisco Goya)의 작품들만 모아 놓은 방도 있습니다.




아담하지만 고풍스런 미술관 입구입니다. 찾아가지 않는다면 길에서는 그냥 지나칠 만큼 입구는 아담합니다. 입구에는 이곳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지를 간단히 소개해 놓았는데 그곳에도 고야가 있습니다. 유리문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니 안내하시는 분께서 무료 입장이라면서 2층으로 안내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10:00~15:00(월요일 휴무) 개방이고 입장료도 2.4유로(수요일은 무료)인것으로 알고 있어서 다음 방문지인 수도원 예약 시간도 있고해서 그냥 지나칠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니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미술관 입구에서는 여러 조각상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MUSEO"라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 갑니다. 이 미술관의 특징은 관람객들의 이동 동선을 가이드 하고 있다는 점으로 가이드 대로 따라 가다보면 미술관을 쭉 둘러 보게 됩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점도 좋았구요.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국립 동판화 협회 정도인 "Calcografía Nacional" 입니다. 표지 아래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José de Goya)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1789년에 세워진 기관으로 고야가 제작한 동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화만 보다가 동판화라니 관람하면서 그 정밀함과 우화적 표현에 "와!"하는 탄성을 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야는 알고보니 "근대 판화의 개척자"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야의 사무실 표지판 앞을 비롯해서 곳곳에 당시에 사용하던 인쇄 기계도 전시되어 있어서 정말 유익한 관람이었습니다.




동판 인쇄 과정을 설명하는 글과 인쇄 장비. 동판에 식각(蝕刻, etching, 에칭)이나 에칭의 변형인 애쿼틴트(Aquatint) 기법을 활용하여 동판의 표면을 부식시키고 여기 잉크를 발라 인쇄하는 과정을 밟습니다. 단순 활자를 넘어서 그림이 있는 인쇄물을 대량으로 찍어 낼 수 있는 기술이었습니다.



좌측의 실제 인쇄물과 우측의 확대된 그림을 동시에 비교해 보니 이건 붓을 가지고 작업하는 유화나 수채화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연필을 가지고 그리는 것도 아니고 ......정말 탄성이 나오는 작품들입니다. 고야가 판화 작업을 통해 당시 사회상을 풍자할 무렵에는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열정이 신체의 장애를 초월하는 모습입니다.



고야의 1797~1799년 작품 "경건한 직업, Devout profession". 모두가 타락했다는 냉렬한 비판이 담긴 작품. 특히 무지하고 위선적인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18세기나 21세기나 타락한 성직자들의 존재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경건한 직업, Devout profession" 작품을 부분 부분 세밀하게 확대하여 비교 전시한 모습. 



고야의 동판화에 대한 설명과 도서관의 모습.




동판화 원판의 모습(좌측)과 해당 동판화를 가지고 인쇄한 결과물(우측). 고야의 "전쟁의 참화, Desastres de la Guerra"이란 작품입니다. 1810~1815년에 83점이 제작되었지만 그의 사후인 1863년에 간행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동판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가운데 인쇄 장비도 그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1797~1799에 80점을 제작한 "로스 카프리초스, Los caprichos"의 일부인 "구원은 없다, No hubo remedio"라는 작품의 원판과 인쇄물입니다. 당시 횡행했던 종교 재판을 비판한 것으로 종교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은 매춘부를 경찰들이 끌고 다니며 모욕을 주는 모습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격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치욕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벨라스케스(Velázquez)가 그린 그림을 고야가 판화로 모사한 것입니다. 1778년 작품 "돈 세바스티앙 드 모라, Don Sebastian de Morra" 입니다.


미술관에 오래 머물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동판화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규모는 3대 미술관에 비할바가 아니지만 내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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