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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 산 페르난도 아카데미 미술관(Real Academia de Bellas Artes de San Fernando)을 나서면 솔광장(Puerta del Sol)으로 이어지는 알카라 대로(Calle de Alcalá)를 따라 솔 광장을 거쳐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으로 이동합니다. 마드리드의 중심지를 가로지르다 보니 설레임 가득한 여행자들, 한껏 들뜬 여행자들 사이에서 기분 좋은 걸음을 내딛습니다.
백화점 골목을 지나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Monasterio de las Descalzas Reales, https://entradas.patrimonionacional.es/en-GB/informacion-recinto/8/monasterio-descalzas)에 도착했습니다. 수도원 벽에는 데스칼사스 광장(Plaza Descalzas)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1559년에 완공된 르네상스 양식의 여성 전용 수도원인 만큼 건물 외벽의 돌 하나 하나에 세월의 흔적이 남이 있는듯 합니다. 여성 전용 수도원에 대한 호기심을 숨길 수는 없겠지만 가이드를 따라 관람한 소감은 그냥 하나의 문화재 정도입니다. 내부에서는 복원/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수도원의 작은 입구로 들어가서 미리 예약한 티켓("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Monasterio de las Descalzas Reales) 입장권 예매하기" 참조)을 보여주면 그룹 단위의 관람을 위해서 잠시 기다렸다가 이십여명의 인원이 가이드를 따라 같이 움직이게 됩니다. 앞에서는 가이드가 이끌고 뒤에서는 보안 요원이 따라오면서 조명을 끄거나 뒤쳐지는 사람들을 재촉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엄두를 낼 수도 없고 함부로 아무 곳에서나 앉을 수도 없습니다. 방을 옮겨 다니면서 열심히 해설을 해주지만 스페인어로 설명하기 때문에 거의 알아듣지 못하니 나중에는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티켓을 예약할 당시에는 영어를 선택해서 가이드를 받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현실은 영어 가이드는 거의 없었습니다. 관람을 끝내고 나올때 보니 한 관람객이 왜 영어 가이드를 해주지 않느냐고 안내 데스크에 항의를 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안내 데스크 앞에 관람 시간별로 해설 언어를 적어 놓았는데 거의 모두가 스페인어였습니다. 복도와 계단의 벽화들, 방에 걸린 그림들,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조형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40여분의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 관람을 끝내면 마드리드 왕궁 앞에 있는 알무데나 대성당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 명동을 걷는 느낌입니다.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에서 알무데나 대성당으로 가는 길은 참 예쁜 길이었습니다. 왕립극장(Teatro Real) 앞의 오페라 메트로역이 있는 에스파냐 광장(Plaza Espana) 또는 이사벨 2세 광장(Plaza de Isabel II)과 솔광장을 잇는 아레날 길(Calle del Arenal) 입니다.
아레날 길(Calle del Arenal)에서 바라본 왕립극장(Teatro Real)의 모습입니다.
왕립 극장(Teatro Real, https://www.teatro-real.com/es/)은 1850에 완공한 건물로 건물 전면은 마드리드 왕궁을 바로보고 있고 그 앞에는 펠리페 4세의 기마상이 극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20세기초에 문을 닫았다가 1997년 1746석 규모로 재개장 했다고 합니다.
알무데나 대성당(Almudena Catedral)의 전경입니다. 프랑스의 대성당들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알무데나 대성당(Almudena Catedral, http://www.catedraldelaalmudena.es/)은 1879년에 건축을 시작해서 최근인 1993년에 완공된 로마 카톨릭 성당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와 비견할 수 없는 현대사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성당입니다. 110여년에 걸쳐 건설된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건설은 1950년에 재개되었다고 합니다. 11세기초 마드리드를 점령한 알폰소 6세가 파괴한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는 추정이 있고 16세기 스페인의 수도를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건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 스페인 시민 전쟁으로 건축이 전면 중단 된 점등 스페인의 현대사와 함께한 성당입니다.
성당 입구에 있는 이냐시오 데 로욜라(Saint Ignatius of Loyola)의 동상입니다. 스페인 출신의 16세기 사제로 예수회를 세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성당에는 열두사도의 동상도 있지만 현대 건축물인 만큼 최근 인물인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도 세워져 있습니다.
바일렌(Bailén) 거리 쪽에 있는 입구를 통해서 성당에 들어 갑니다.
20세기 스페인 조각가 루이스 산구이노(Luis Sanguino)의 작품인 청동문입니다.
성당 내부는 현대 건축물의 티가 물씬 풍겨져 옵니다. 천장의 장식은 어디서도 본적없는 독특함이 있습니다.
돔의 장식은 땅과 물, 바다, 불, 공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전면 앞쪽으로는 계단을 올라 알무데나의 성모상(Virgen de la Almudena)을 볼 수 있습니다. 알무데나라는 말이 성벽을 의미하는 알 무다이나(Al Mudayna)라는 아랍어에서 왔다고 하는 점에서도 알수 있듯이 알무데나 성모상과 이슬람, 기독교, 마드리드에 얽힌 전설이 있습니다.
알무데나의 성모상 위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있기는 하지만 번쩍이는 성모상에 비해 초라해 보이네요.
쭉쭉 뻗은 기둥이 인상적인 회랑의 모습입니다.
성당의 천장 장식이라면 보통 성경의 이야기를 담은 천장화를 그리기 마련인데 이곳의 천장 장식은 참 독특합니다.
기하학적 무늬와 다채로운 색상을 가진 천장과 오르간의 모습입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있기는 하지만 파리의 생트 샤펠에 비하면 초라해 지는 모습입니다.
1993년 성당의 완공 당시 축성을(consecrated) 했다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십자가를 들고 있는 조각상. 최근에 지어진 성당 답게 조각상들에도 최근 인물이 등장합니다.
스테인드글라스에도 전통적인 양식을 가진것과 현대적인 양식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스페인 출신의 성녀 마리아 미카엘라 데메지에르(María Micaela del Santísimo Sacramento)를 기리는 조각상입니다. 중세 성당이었다면 보기 힘든 조각상이었을 것입니다. 19세기 인물인 마리아 미카엘라는 군인 아버지와 왕비의 시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궁정 생활을 했지만 35세에 사기를 당해 매춘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소녀를 만난 것을 계기로 여성 보호소를 세우고 자선 활동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콜레라 걸린 이들을 돌보다 자신도 콜레라에 걸려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또다른 조각들.
"알무데나의 기념비, Estela de la Almudena"라 불리는 은으로 제작한 기념비입니다. 2미터에 달하는 높이로 나선형으로 새겨진 부조에는 창조부터 십자가와 부활까지 20가지의 성경의 장면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2011년에 설치된 조형물입니다.
성당을 나오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길을 이어서 비스티야스정원(Jardín de las Vistillas)을 향해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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