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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대로(Paseo del Prado)를 지나서 포세이돈 분수(Fuente de Neptuno)가 있는 교차로에서 솔광장쪽으로 길을 잡으면 스페인 정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스페인 대의원을 만날수 있습니다. 스페인 대의원 건물 앞에 있는 세르반테스 동상을 지나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마드리드 아테네오까지 걷기를 이어갑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1843~1850에 지어진 스페인 대의원(Congreso de los Diputados, http://www.congreso.es/) 건물입니다. 스페인 하원이 지금도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마드리드 걷기를 끝내고 숙소에서 텔레비전을 켜면 뉴스의 한 꼭지로 한번은 꼭 나오는 장소 입니다. 우리나라의 국회처럼 4년 임기인데 국회가 일을 많이 하거나 이슈가 있으면 늘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루는 곳입니다.



계단 양쪽에는 좀더 사실적으로 묘사한 청동 사자상이 설치되어 있는데 19세기 스페인의 신고전주의 조각가인 폰시아노 폰사노(Ponciano Ponzano)의 작품입니다.



전면 상단부에 있는 부조 조각도 폰시아노 폰사노(Ponciano Ponzano)의 작품으로 중앙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을 배치해서 정의와 평화, 과학, 농업, 예술, 산업 등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스페인은 영국처럼 입헌군주제 국가로 국왕이 나라를 대표하지만 총리가 내각을 책임지고 운영합니다. 양원제를 취하고 있지만 지금 방문하고 있는 하원이 상원을 압도할 정도로 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4년에 한번 각 지역별로 의원을 선출해서 350명으로 하원을 구성하면 하원에서 투표로 총리를 선출하고 국왕이 이를 승인하는 방식입니다. 



하원 건물 바로 앞의 삼각형 모양의 공간은 국회 광장(Plaza de las Cortes)으로 중앙에는 스페인을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오른속에는 종이들을 감아서 쥐고 있고 왼손으로는 칼을 쥐고 있는 모습입니다. 첫 근대 소설이라 평가 받는 돈 키호테(Don Quijote)로 지금은 이 만큼의 유명세를 누리고 있지만 실상 그는 평생 가난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가난한 떠돌이 외과의사였고 자신은 해군으로 복무하다 왼손에 장애를 얻었고 해적에게 붙잡혀 5년간 알제리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등 파란 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조각상은 안토니오 솔라(Antonio Solá)의 1835년 작품으로 처음에는 다른 곳에 세웠지만 세르반테스가 말년에 살았던 장소와 가까운 현재의 장소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2009년에는 동상에서 타임 캡슐이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는 1819년 발행의 돈키호테 4권과 메달등이 좋은 상태로 있었다고 합니다. 발견된 것들은 박물관에 보관하고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르반테스의 동상 아래에는 양쪽으로 돈 키호테의 두 장면이 새겨져 있습니다. 돈키호테의 사자 모험이야기, 돈키호테와 산초등 당장이라도 돈키호테를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킵니다.



국회 광장을 지나 프라도 길(Calle de Prado)을 따라 올라갑니다. 오랜 세월의 향취가 물씬 느껴지는 길입니다. 



프라도 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마드리드 아테네오(Ateneo de Madrid, https://www.ateneodemadrid.com/) 입니다. 1835년 세워진 기관인 만큼 세월의 흔적이 훅 다가옵니다. 현재도 공연과 모임이 있는 장소이니 만큼 누군가는 관리가 안된다, 깔끔하지 않다고 불평하겠지만 우리 같은 나그네에게는 반가운 곳이지요. 


입구 상단에는 스페인의 17세기 스페인 화가인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 문화와 학술적 업적을 남긴 13세기의 알폰소 10세(Alfonso X), 앞서 만났던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세월의 때가 넉넉하게 묻어 있는 공간으로 들어 갑니다.



계단 입구에 세워진 조각상.



다양한 전시와 공연, 요가, 명상등 지금도 활발한 활동이 열리는 공간인 만큼 입구에서 만나는 두 조각상에게서 받는 예술적 분위기와 느낌이 있을것 같습니다. 



건물 내부를 현대적으로 바꾸지 않고 옛것을 보존하면서도 문학과 예술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공간입니다.



스페인의 현재 국왕은 2014년부터 왕위를 계승한 펠리페 6세인데, 1980년 11월 그 직전 국왕이었던 후안 카를로스 1세와 왕비 소피아가 이 곳에서 1980-1981년에 걸친 과정들을 시작하는 개회식을 거행한 것을 기념해서 붙여 놓은 기념패입니다. 후안 카를로스 1세가 독재를 거부하고 스페인의 민주화에 기여 했었다는것 때문에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았지만 2014년 그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왕정을 폐지하고 1931년 잠시 있었던 공화국으로 돌아가자는 요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카탈류냐의 분리 독립 움직임과 피폐해진 경제 상황에 왕실의 부패와 사치, 추문이 겹치면서 이런한 요구는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인 재정 위기 당시 고야의 작품을 비롯해서 많은 소장품을 경매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1898년 스페인-미국 전쟁 당시 소설가, 시인, 극작가, 수필가, 철학자등이 모인 그룹을 "Generation of '98"이라 불렀는데 패전으로 태평양과 미주의 많은 식민지를 잃어버린 사회, 정치적 환경에서 스페인 역사에 획을 긋는 목소리를 냈다고 합니다. 



몇몇 그림과 스페인의 정치가, 문학가, 예술인들의 초상화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방인에게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하겠지만 스페인의 역사와 문학, 예술을 알고 있는 분들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요?



책 전시 공간에서 2003년 휴 토마스(Hugh Thomas)가 펴낸 "노예 무역, la trata de esclavos"란 책이 눈에 들어오네요. 16~19세기 유럽 열강의 노예 무역을 기록한 책이랍니다. 글이란 모름지가 어느 민족에게나 사회를 바꾸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씨앗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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