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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이전에 마드리드에서 2박을 하면서 걷기 워밍업도 하고 마드리드의 주요 명소들을 걷기를 통해서 만나 볼까 합니다. 공항버스(Bus exprés al aeropuerto)의 종점인 아토차(Atocha)역에 도착하면 일단 배낭을 멘 채로 마드리드 걷기 1일차를 시작합니다. 숙소로 도보로 이동하면서 가는 길에 몇몇 장소를 들르고 숙소에 체크인한 다음 오후 걷기를 이어가는 여정입니다.
아토차 기차역의 이름인 "Madrid-Puerta de Atocha"가 보입니다. "Estación de Madrid Atocha"라고도 씁니다. 공항 버스는 이 근처에서 내려줍니다. "LLEGADAS"는 도착이란 의미입니다.
아토차역은 1851년에 처음 세워진 역으로 내부는 현대적으로 꾸며 놓았지만 외부는 고풍스러움이 남아 있습니다. 마드리드에 여러 기차역이 있는데 아토차역이 마드리드에서 가장 큰 기차역입니다. 바르셀로나, 세비야, 사라고사, 발렌시아등으로 가는 고속 열차를 이용할 수 있고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마르세유(Marseille)로 가는 기차편도 매일 운행한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의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리브(Velib)와 비슷하게 운영되는 마드리드의 공용 전기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biciMad(https://www.bicimad.com)의 모습입니다. 여행자의 경우 시간당 2유로이고 그 다음부터는 시간당 4유로라고 합니다. 벨리브처럼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진행하면 되는데 보증금이 150유로로 자전거를 빌릴때 카드 결제를 했다가 정상적으로 반납하면 보증금 카드 결제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큰 공원을 다닐때 유용할것 같았습니다.
아토차역을 옆으로 하고 헌책방 거리를 향해 걸으면 길 건너로 보이는 스페인 농림부(Ministerio de Agricultura) 건물입니다. 아주 인상적인 건물로 1856년에 당시 산업부(Ministerio de Fomento)를 수용하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이 건물 뒷편이 바로 헌책방 거리입니다.
지금은 평화스러운 모습의 마드리드 아토차역이지만 이곳은 안타까운 이야기를 지닌 장소입니다. 2004년 3월 알카에다의 폭탄 테러로 2백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던 장소입니다. 출근 시간이라 희생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테러의 명목은 스페인의 이라크 파병이었지만 미국의 9.11처럼 무참히 희생된 민간인에게 무슨 죄를 물어야 했는지 ......
카를로스 5세 광장에 서있는 클라우디오 모야노(Claudio Moyano)의 동상. 모야노는 19세기에 활약했던 스페인의 정치인으로 스페인의 교육 개혁에 기여했다고 합니다. 헌책방 거리의 이름도 클라우디오 모야노 거리(Calle Claudio Moyano)입니다.
독특한 울타리 모양을 가진 스페인 농림부 뒷편의 모습입니다. 건물의 오랜 역사 만큼이나 석조 기둥과 철제 기둥이 나름 조화롭습니다.
스페인 농림부의 울타리는 헌책방 거리와 나란히 이어져서 레티로 공원(Parque de El Retiro)가 이어지고 농림부 울타리 건너편으로는 마드리드 왕립식물원(Real Jardín Botánico)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울타리도 작품입니다.
오전 9시 30분부터 문들을 여는데 약간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문을 여는 점포는 드문 드문 있습니다. 책을 둘러보는 것은 일정중에 다시 한번 시간을 내야 겠습니다. 점포 내부를 꽉 채운 책들의 누르스름한 모습에서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헌책방 거리 길 끝에 서있는 피오 바로하(Pío Baroja)의 동상입니다. 피오 바로하는 19~20세기에 활동한 스페인의 대표적인 작가로 스페인 현대 소설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그는 '과학의 나무(The Tree of Knowledge, El árbol de la ciencia)'를 비롯하여 1백여편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길의 양끝에 책과 연관된 두 인물의 동상이 서 있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습니다.
모야노 거리 또는 모야노 언덕으로 헌책방 점포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파리의 세느강변에 초록색 철 상자로 늘어선 헌책방인 부키니스트(Bouquinists)처럼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점포마다 전문으로 취급하는 장르나 작가가 있어서 그것도 나름 매력적이었습니다.
길 가운데로는 작은 공연장과 카페도 있어서 단순한 헌책방 거리가 아니라 복합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근처에 커다란 레티로 공원도 있고 책방도 카페도 있으니 저렴한 책 한권 사서 망중한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헌책방길 위로는 칠엽수라고도 불리우는 마로니에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나무숲의 책방 거리라니 호사가 따로 없습니다. 도깨비 방망이 같은 열매를 내달고 있습니다.
마로니에 나무와 나란히 줄지어 있는 헌책방 점포들의 모습입니다. 다시 한번 방문할 때는 책을 올려 놓은 좌판들로 가득하겠지요? 다음을 기약하며 여정을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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