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영일만항을 지난 해파랑길 17코스는 용한리 해수욕장을 지나 칠포 해변에서 그 여정을 끝낸다. 용한리 해수욕장은 바로 옆이 6차선의 영일만항 도로이기 때문에 그런지 특이하게 해수욕장과 도로가 커다란 유리 방호벽으로 가림막이 되어 있다. 가림막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중간에 통로가 있으므로 고운 모래를 가진 해변으로 가는 것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가림막 바로 앞으로는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도 있고 작은 그네도 있었다. 우리도 신발을 벗고 잠시 앉아서 쉬어 갔다. 이곳은 "용한 서퍼 비치"라고 부를 정도로 서퍼들을 위한 전문 시설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얕고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일정하게 밀려오기 때문에 사계절 서핑하기에 최적지라 한다. 한겨울에 평일 낮인데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여남 방파제를 지난 해파랑길 17코스는 새롭게 생긴 해안 산책길을 따라 죽천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우목리 어촌 마을을 지나면 영일만항에 도착한다. 우목리 어촌 마을을 지나면 원래는 마을길을 돌아서 영일만항으로 가지만 영일만항 담을 따라 새롭게 조성된 길을 따라 항만 길로 접어든다. 앞서 포항시의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과 함께 걸었던 해파랑길은 17코스부터는 송도 해변에서 시작하는 "영일만 북파랑길"과 함께한다. 일명 호랑이 등 오름길이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이 호랑이 꼬리를 밟으며 걷는 길이라면 북파랑길은 호랑이 등을 올라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포항시 북쪽 끝자락인 지경리 해변까지 이어진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여남방파제 뒤편의 산을 넘어가는 것이지만 북파랑길 산책로 덕분에 해안 산책길을 통해서 죽천리까..
영일대 해수욕장에 도착한 해파랑길 17코스는 환호 공원을 지나서 여남 방파제로 길을 이어간다. 예정에는 포항의 북쪽에 있다 해서 북부 해수욕장으로 불리다가 2013년부터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심에 있으면서도 고운 모래를 가진 1.7Km에 이르는 길고 넓은 해변과 다양한 위락시설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겠다 싶다. 번화가를 가진 해수욕장이지만 상당히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컨테이너를 모티브로 만든 공중 화장실. 내부는 아주 고급스러웠다. 우리나라의 공중 화장실은 이제 어디를 가나 최고 수준이지 않나 싶다. "오늘도(Again today)"라는 작품. 매일의 전투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보인다. 포항의 상징 꽃인 장미로 장식한 연오랑..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해파랑길 걷기를 이어간다. 어떤 분들처럼 해파랑길 전체를 한 달 넘게 쭉 이어서 걸으면 중간 지점으로 이동하는 불필요한 일도 없겠지만, 4~6일간 토막으로 걷는 것도 나름 즐겁다. 중간 지점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이 조금은 아깝기는 하지만 여행을 떠날 때마다 다가오는 설렘은 토막 걷기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또한, 저질 체력을 가진 우리 같은 사람에게 나름 충분한 휴식도 가능하고 일상생활에 큰 부담 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여행은 4박 5일 여정으로 포항 17코스부터 영덕 20코스까지 걸을 예정이다. 해파랑길 17코스의 시작점인 송도 해수욕장에서 걷기를 시작하여 항구 옆으로 이어진 해동로 길을 따라 포항 여객선 터미널까지 이동한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