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남천을 건너 동호리 해변에 도착한 해파랑길 48코스는 동호리와 봉호리를 지나 북천을 건너 송죽리로 넘어간다. 동호리 해변길에서 장우산을 들고 혼자서 해파랑길을 걷고 계신 어르신을 만났다. 50코스까지 서너 번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분이다. 터벅터벅 속도가 빠르시지도 않고, 가끔은 바닥에 주저앉아 지도나 안내서를 보시기도 하신다. 내심 우리가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시는 것 같았는데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그분에게도 우리에게도 각자의 흐름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하지 감자가 나올 시기답게 감자 밭에는 감자꽃이 피었고 열매가 맺힌 곳도 있다. 감자도 마늘도 땅속 작물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마늘도 감자도 꽃을 피우고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힌다. 그리고 열매를 심으면 마늘도 감자..
수산항의 문화 마을을 출발한 해파랑길 44코스는 선사 유적로 도로변 길을 따라 선사 유적 박물관이 있는 오산리를 지난다. 송전 해수욕장 뒤를 지나 낙산대교를 만나면 우리나라에 연어로 가장 유명한 양양 남대천을 볼 수 있다. 수산리 문화 마을 앞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44코스는 남대천까지 양양 군도 5호선인 선사 유적로 도로 옆의 자전거길을 따라서 올라간다. 마을 입구에서 독특한 꽃을 피운 나무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칠엽수, 아니면 마로니에라고 불리는 가시 칠엽수인 모양이다. 커다란 잎으로 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다.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우리 부부가 처음 해외여행에 나섰던 프랑스 파리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나무다. 10미터가 훌쩍 넘는 커다란 마로니에 나무들을 마치 아이스바처럼..
장미같기는 한데 꽃 모양도 다르고 잎도 장미처럼 두껍거나 반들반들하지 않아 이건 뭐지? 하며 카메라를 들이 대려는 찰나에 한마리 벌이 꽃에 날아들었습니다. 꽃이 워낙 커서 그런지 벌이 꽃에 푹 잠긴듯한 그림입니다.꽃을 찾아보니 말로만 듯던 해당화(海棠花)였습니다. 영어권에서는 Rosa rugosa나 wild Rugose Rose라고 합니다. 벌을 비롯한 온갖 곤충들이 날아들 정도로 해당화의 꽃은 향기가 좋아 향수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해당화를 연상하면 보통은 붉은색을 떠올리지만 위의 그림처럼 흰색도 있습니다. 해당화는 알고 보니 참 유용한 식물이었습니다. 잎은 차로 마시면 당뇨 예방 효과가 있고 뿌리는 치통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해당화를 매괴화(玫瑰花)라고도 부르면서 매괴근, 매괴로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