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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항의 문화 마을을 출발한 해파랑길 44코스는 선사 유적로 도로변 길을 따라 선사 유적 박물관이 있는 오산리를 지난다. 송전 해수욕장 뒤를 지나 낙산대교를 만나면 우리나라에 연어로 가장 유명한 양양 남대천을 볼 수 있다.

 

수산리 문화 마을 앞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44코스는 남대천까지 양양 군도 5호선인 선사 유적로  도로 옆의 자전거길을 따라서 올라간다.

 

마을 입구에서 독특한 꽃을 피운 나무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칠엽수, 아니면 마로니에라고 불리는 가시 칠엽수인 모양이다. 커다란 잎으로 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다.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우리 부부가 처음 해외여행에 나섰던 프랑스 파리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나무다. 10미터가 훌쩍 넘는 커다란 마로니에 나무들을 마치 아이스바처럼 사각 모양으로 다듬어 놓은 가로수길 아래서 뜨거운 태양을 피하며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길가에 심긴 나무의 잎은 분명 아카시 나무이고 하얀 아카시 꽃이 향기를 뿜어낼 시기도 맞는데 꽃의 색깔이 다르다.

 

하얀 아카시 꽃만 알던 이에게는 당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카시 나무의 돌연변이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했다. 스페인에서 관상용으로 개량한 꽃 아카시라는 품종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온도만 맞으면 연중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5월에서 7월까지만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삭막한 도로변을 걷지만 생명들이 활력을 내뿜기 시작하는 계절이니만큼 이것저것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많다. 활짝 핀 하얀 꽃, 이제 꽃을 피우려고 준비 중인 터지기 바로 전의 꽃망울까지, 어찌 이런 광경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구절초와 샤스타데이지가 아주 비슷한데 구절초는 가을에 꽃을 피우니 봄에 만난 이 꽃은 샤스타데이지가 맞다. 햇빛을 받아 영롱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샤스타데이지가 정말 아름답다.

 

길 오른쪽으로는 쏠비치 양양을 만난다. 쏠비치 입구를 화려하게 장식했을 철쭉은 꽃이 지고 있다.

 

길 건너 좌측으로는 양양 오산리 선사 유적 박물관을 만난다. 신석기시대부터의 영동 지역의 선사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멀리 점봉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길옆 언덕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소나무가 멋져서 한컷 남기고 길을 간다. 나무는 지역을 넘어 나라와 민족과 인류의 자산이다! 쏠비치와 선사 유적 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양양 오산리로 오산리 버스 정류장 옆에는 "해 돋는 오산 마을"이란 마을비를 세워 놓았다. 

 

오산교를 통해서 동명천을 건너면 송전리로 넘어간다.

 

오산교에서 바라본 동명천의 상류와 하류 쪽의 모습이다. 하류 쪽의 작은 산은 오산봉이다. 자라 모양의 언덕이라고 오산봉이라 불렀는데 오산리의 이름은 오산봉에서 온 것이라 한다.

 

해파랑길은 선사 유적로 도로를 따라서 송전 해변을 지난다. 송전 해변을 지나 남대천까지 이어지는 길옆으로는 해당화를 심어 놓았다. 해당화는 양양군의 군화이다. 해당화가 추위, 가뭄, 모래, 바람과 같은 어려운 환경을 잘 견디고 군락을 형성하는 모습으로 군의 상징꽃으로 삼고 있는 곳은 양양군 말고도 전남 신안군, 강원 고성군, 인천 옹진군이 있다.

 

장미과의 해당화가  붉은 꽃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하얀 꽃도 있다. 해당화 군락 속에서 막 꽃을 올리려는 꽃망울도 이쁘다.

 

송전 해변을 지나는 길, 우측에는 해당화가 길 건너에는 이팝나무와 철쭉이 길을 장식하고 있다.

 

생명이 넘쳐나는 해당화 군락은 꿀벌도 벌레도 불러 모은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으로 시작하는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가요에도 등장하는 해당화. 장미과의 낙엽 활엽수로 학명은 "Rosa rugosa"지만 영어 이름은 "Beach Rose"라고 한다. 해변가 장미인 것이다. 비타민 C가 많은 열매는 율구라고 하는데, 서양에서는 토마토를 닮았다고 해변가 토마토, 바다 토마토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꽃나무이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던 해당화는 1990년대 말에는 그야말로 멸종 위기종이었다고 한다. 한국 전쟁, 해안가의 난개발, 해안 철책선, 당뇨에 좋다는 사람들의 불법 채취까지 해당화는 찬밥 신세였다. 일부 자생 군락 지역에서 무단 반출자가 단속되었다는 뉴스에 아무데서나 키울 수 없나 보다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1997년 삼척 맹방해수욕장에서 시작한 해당화 심기 운동 이후 전국 해변으로 퍼졌고 지금은 양양 가로수로 우리가 만날 수 있듯 해당화가 되살아 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해당화에 푹 빠진 꿀벌에 우리도 마음이 빼앗겼다.

 

손양면 가평리 솔숲으로는 "솔바람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솔숲 산책길은 강원 국제 교육원 인근까지 이어진다. 쉼터에 앉아 잠시 쉬어 간다.

 

가평리는 갈풀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갈벌이라는 별칭도 있다. 남대천 유역의 마을이라는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름이다.

 

드디어 연어가 돌아온다는 양양 남대천에 도착했다. 남대천이 동해와 만나는 하류는 바다처럼 넓다. 전북 무주에도 남대천 있고 해파랑길을 걸어 올라오면서 울진에서도 강릉에서도 남대천을 만났지만 우리나라에서 연어가 돌아오는 대표적인 하천은 이곳 양양 남대천이다. 10월부터 11월 말까지가 연어 금어기이므로 회귀하는 연어를 보려면 가을을 기다려야 한다. 작년에는 상류까지 올라간 연어가 생을 다하고 죽은 연어 폐사체가 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발원하여 37Km가 넘는 거리를 흘러 동해로 빠져나가는 양양 남대천. 이곳만큼 연어가 많이 돌아오는 하천이 없기는 하지만, 학자들은 연어가 더 상류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충고를 하고 있다. 연어가 상류로 올라갈 수 없도록 막는 것은 역시 하천의 보다. 낙산대교를 넘어 양양 남대천을 넘어간다. 정면으로 설악산 자락을 바라보며 다리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서 내려본 강가에는 작은 조각배가 하나 걸려있다. 양양 시내를 흘러 내려온 남대천이 어떻게 깨끗한 수질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남대천 상류의 보들은 연어가 올라갈 수 있는 길로 바뀔까?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길을 이어간다.

 

낙산대교를 지나면 우회전하여 낙산사 방면의 표지판을 따라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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