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휙 산장에서 본옴므 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까지의 16.8Km를 걷는 TMB 2일 차를 걷고 있습니다. 여정은 트휙 산장을 떠나 레 꽁따민느(Les Contamines) 시내까지 내리막 길을 내려오는 1단계를 끝내고 레 꽁따민느-몽주와 트리니티 성당 앞 벤치에서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다음, 평탄한 레 꽁따민느 시내를 걷는 단계에 들어섭니다. 길에는 아침 산책을 나온 주민들과 TMB 걷기에 나선 배낭족이 반반입니다. 강변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놀이터가 있었습니다. 흙과 잔디가 조화롭게 관리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이목을 끄는 것은 검정 바닥의 자전거 연습장이었습니다. 산악자전거가 유명한 동네이니만큼 어릴 적부터 저런 곳에서 연습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되었습니다. ..
어제저녁 좋지 않은 몸 상태로 겨우 겨우 저녁을 먹고 취침에 들었던 옆지기가 오늘 아침에는 걸을만하다며 씩씩하게 나오는 모습을 보면 편하지도 않고, 샤워를 할 수도 없는 열악한 산장에서의 하룻밤도 사람의 몸을 저렇게 회복시킨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TMB 이틀 차는 16.8Km라는 상당히 긴 거리를 걸어 본옴므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단 트휙 산장을 떠나 레 꽁따민느(Les Contamines) 시내까지 내리막 길을 내려가는 것이 1단계이고, 평탄한 레 꽁따민느 시내를 걷는 2단계, 본옴므 고개까지 오르막을 오르는 마의 3단계, 그리고 고개에서 산장까지가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단계인 레 꽁따민느 시내까지는 위의 지도의..
TMB 1일 차 숙소는 트휙 산장(Auberge du Truc, 1,750m)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지리산의 산장이나, 설악산의 산장에서 머문 적은 있었지만 나이 들고, 그것도 부부가 함께한 산행에서, 그것도 알프스의 산장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데, 출발 전부터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저희는 28명이 같이 묵는 숙소에 식사(하프 보드) 없이 숙박만 1인당 16유로에 예약했는데 어차피 샤워는 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묵을만했습니다. 샤워는 할 수 없었지만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세면실이 바로 옆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후 4시쯤 산장에 도착하니 벌써 도착해서 씻고,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2층 침대가 여러 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인데 특이하게도 한 칸에 두 명씩 눕는 방식이었습니..
미아주 산장 옆 빙하수가 흐르는 개울가에서 발을 담그며 신선처럼 휴식을 취한 저희는 미아주 산장을 뒤로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트휙 산장으로 향합니다. 산장 옆으로 흘러 내려가는 빙하수는 생기가 넘치고 밋밋한 푸른 언덕을 배경으로 한 산장의 모습은 고즈넉합니다. 산장 입구 표지판 앞에서 갈 길을 확인하고 있는 사람들의 가벼운 차림의 모습입니다. 가벼운 차림은 두 가지의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근처에서 TMB 경로를 따라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일주하지 않고 당일 코스로 다녀가는 사람들인 경우입니다. 다른 한 경우는 TMB 일주는 하지만 저희처럼 무식하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숙소 간의 짐 운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로 물이나 간식처럼 걷기에 꼭 필요한 것만 가볍게 들고 다닙니다. 저..
TMB(뚜르 드 몽블랑) 걷기는 "고개 넘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고개 하나를 넘으면 하루의 여정이 끝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이탈리아와 스위스, 스위스와 프랑스가 만나는 국경도 모두 고개입니다. 고개를 오를 때는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달래며 자신과의 싸움을 묵묵히 감당해야 하지만 일단, 고갯마루에 올라 서면 탁 트인 전경과 함께 해냈다는 쾌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TMB 걷기에서 처음으로 만난 고개인 트리코 고개(Col de Tricot, 2,120m)에서 가진 휴식은 정말 꿀맛과 같이 달콤했습니다. 웃통을 시원하게 벗어던진 채로 망원경으로 전망을 감상하고 계신 노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도 저 나이에 자연을 만끽하며 도전하고 있을지? 휴망 계곡(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