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마지막 남파랑길 30코스는 제석봉을 지나면 봉우리를 내려갔다가 다시 발암산을 올라가 산을 넘고 한퇴 마을에 이른다. 제석봉을 지난 남파랑길은 발암산을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그런데, 먼 곳에서 내려온 나그네를 위한 선물일까? 제석봉 아래 구름이 살짝 걷힌다. 산 아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살짝이라도 구름이 가린 것을 벗겨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감동이다. 제석봉 인근의 나무들은 모두 구름을 머금었다. 지리산 같이 높은 산에 기온이 낮았으면 하얀 눈꽃이 가득했을 것이다. 아직 멀었지만 발암산 너머 한퇴 마을 표지판이 등장했다. 영하의 날씨는 아니지만 숲에 가득한 구름은 내 눈에는 살짝 눈꽃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ㅎㅎ 만약 진짜 영하의 날씨에 흰 눈꽃이 피었다면 옆지기는 거의 죽음이었지..
통영의 남파랑길 마지막 코스인 30코스는 무전동 해안길을 걷다가 동원중고등학교를 지나 향교봉과 제석봉 산행을 시작한다. 무전동 해변 공원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30코스는 보슬비와 함께 하는 길이다. 처음에는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우산을 들고 출발했지만 보슬비도 내리다 말다 하는 수준이라 배낭 커버는 그대로 둔 상태로 우산은 접기로 한다. 무전동 해변 공원에서 해안 산책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이곳은 바다에서 길게 들어와 있는 만의 끝자락으로 정식 여객선 터미널은 없지만 여러 섬을 오가던 여객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배를 운행하지 않을 때는 이곳에다가 세워두는 모양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섬사랑이란 배는 통영과 비진도를 오가던 배였다. 해양 연구용 선백도 있는데 크고 작은 배들이 모두 앞쪽에 카페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