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24코스는 저구항을 떠나 왕조산(414미터) 자락의 임도를 걷는 어렵지 않은 코스다. 25코스 시작점을 알리는 표식을 떠나 조용한 분위기가 감도는 저구항 인근의 숙소에서 하룻밤 쉬어간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서 그럴까? 면소재지임에도 불구하고 마트는 문을 닫았고 동네 작은 구멍가게에서 간단한 물품을 구입하여 숙소로 들어간다. 가게 여주인은 우리의 옷차림을 보고는 남파랑길 걷냐고 묻는다. 왠지 반가운 느낌이었다. 어제의 숙소는 가온 아라 스파 펜션이었다. 스파라는 이름답지 않게 물이 부족했던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숙소였다. 다음날 아침, 따스한 햇살에 비추이는 동백을 보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 고요한 아침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저구항으로 나오니 한창 공사 중인 거제 섬&섬길 무지개길 안내판..
남파랑길 22코스와 23코스를 이어 걸으며 하루 종일 등산로를 걸었던 여정은 가라산을 내려오며 다대산성을 거쳐 저구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남파랑길 23코스는 가라산 정상을 지나며 거제시 동부면에서 남부면으로 넘어간다. 지역 전체가 한려 해상 국립공원인 지역이다. 이곳은 남해안의 중요 봉화 시작점으로 고성의 미륵산 봉화와 연락했다는 기록과 거제 계룡산 봉화와 연락했다는 기록이 있다. 왜적의 침입을 알리는 핵심 지점이었던 것이다. 노자산에서 뫼바위를 거쳐 가라산으로 오면서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난 이후라서 그럴까? 가라산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가슴을 뛰게 할 정도의 그림은 아니다. 봉수대를 지나 저구 삼거리를 향해서 내리막길을 걸어간다. 어려운 산행이 끝나간다는 기쁨이 발걸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