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산 자락을 통해 임진성을 오르는 남파랑길 44코스는 기왕산 반대편 배당 소류지 쪽으로 내려와 남구 마을과 북구 마을을 통과하여 상가리 상가 소류지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천황산 임도 걷기를 시작한다. 산 입구에 세워진 한반도 바래길 임진성 코스는 기왕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방식이지만, 남파랑길은 거의 직선으로 산을 가로질러 올라간 반대편으로 길을 내려간다. 휴일인데도 인적이 없다. 우리만 조용하게 걸을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오르막을 헉헉 거리며 올라가야 하지만 기왕산의 높이가 105미터이니 조금 힘들다 싶으면 오르막길은 끝이 난다. 남파랑길 표식과 리본을 따라 숲 속 길을 조심히 찾아간다. 얼마간의 숲 속 오솔길을 지나면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임진성을 만난다. 민관군이 하나가..
평산항을 출발한 남파랑길 44코스는 평산리를 감싸고 있는 망기산(341미터) 아랫 자락을 돌아 임진성 입구에 이른다. 매립지에 세워진 골프장을 돌아가는 길이다. 충효라는 비석이 세워진 평산 1리 마을 회관을 뒤로하고 평산 마을 안쪽으로 길을 잡는다. 켜켜이 쌓인 마을 담장을 보니 평산 마을의 유서 깊은 역사가 느껴지는 듯하다. 다랭이 논을 만들듯 집터를 만드는 것도 비슷했던 것인지, 아니면 마을이 커지면서 다랭이 논에 집을 지은 것인지 모를 일이다. 평산 1리를 출발했던 남파랑길 44코스는 이제 평산 2리로 들어선다. 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평산 마을의 모습은 해무 덕택에 마치 히말라야 산중 마을을 보는 느낌이다. 마을 언덕에서 만나는 풍경에는 선명함은 없지만 대신에 신비로움이 스며들었다. 해무 덕택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