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은 한겨울인 1월에도 꽃을 보여줍니다. 길가의 비타민이라 할까요! 돌, 바람, 하늘, 바다 그 사이에 발견되는 이쁜 생명체는 걷기에 열중인 사람들에게 분명 에너지를 줍니다. 연한 보라색 꽃잎을 가진 쑥부쟁이입니다. 제주에서 1월에도 꽃을 피우는 것은 왕갯쑥부쟁이라 하더군요. 쑥부쟁이 종류중에서 꽃이 가장 크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원산지는 "한국". 왕갯쑥부쟁이처럼 국화과인 가자니아(Gazania)입니다. 1월에도 꽃을 피우는 가자니아. 이런 이유 때문에 마을별로 "사계절 꽃이 피는 마을"을 구호로 씨앗을 적극적으로 파종한 곳도 있다고 하네요. 그런 덕택에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이 식물을 길가에서도 들판에서도 가끔씩 발견할 수 있는 것이겠죠. 어떤 집 담벼락 아래에 모여 있던 꽃으로 검색해보..
조금은 식상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제주를 삼다도라 부르는 이유는 여자, 바람, 돌이 많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이주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여자'가 많은 것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남성과 여성의 인구 비율이 1.01대 1로 오히려 남성 인구가 많은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바람과 돌은 여전합니다. 올레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밭들은 검은 현무암으로 담을 쌓아 조금이나마 바람을 막아주고 있고 땅을 조금만 파고 들어갈라 치면 어김없이 만나는 커다란 바위들은 이곳 제주가 화산섬임을 여실히 증명해 줍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람"입니다. 제주 동북 쪽은 제주에서도 바람이 가장 좋은 목이라 올레길 곳곳에서 풍력 발전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북쪽에서는 동북쪽 만큼 바람이 세지 않아서 그런지 풍력 ..
서우봉을 내려온 올레길은 북촌 초입에서 해변을 벗어나 잠시 내륙 쪽으로 길을 바꿉니다. 북촌의 초입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작은 포구가 있는 이곳의 길 이름은 "북촌 1길" 입니다. 마을 골목을 거쳐 내륙으로 잠시 들어온 이유는 바로 "너븐숭이 4.3 기념관" 때문입니다. 올레 19코스를 걷는 분들은 꼭 방문하시길을 강추합니다. 입장료도 없습니다. 올레 19길은 아름다운 경치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너븐숭이는 "넓은 쉼터"라는 의미로 우리 역사의 비극의 현장입니다. 무덥고 흐린 날씨에 단 두명이 입장했음에도 안내하시는 분께서 불을 끄고 다큐멘터리를 틀어 주셨습니다. 이틀만에 삼백명 이상이 죽은 북촌 학살을 비롯하여 너무도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