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영일만항을 지난 해파랑길 17코스는 용한리 해수욕장을 지나 칠포 해변에서 그 여정을 끝낸다. 용한리 해수욕장은 바로 옆이 6차선의 영일만항 도로이기 때문에 그런지 특이하게 해수욕장과 도로가 커다란 유리 방호벽으로 가림막이 되어 있다. 가림막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중간에 통로가 있으므로 고운 모래를 가진 해변으로 가는 것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가림막 바로 앞으로는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도 있고 작은 그네도 있었다. 우리도 신발을 벗고 잠시 앉아서 쉬어 갔다. 이곳은 "용한 서퍼 비치"라고 부를 정도로 서퍼들을 위한 전문 시설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얕고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일정하게 밀려오기 때문에 사계절 서핑하기에 최적지라 한다. 한겨울에 평일 낮인데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여남 방파제를 지난 해파랑길 17코스는 새롭게 생긴 해안 산책길을 따라 죽천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우목리 어촌 마을을 지나면 영일만항에 도착한다. 우목리 어촌 마을을 지나면 원래는 마을길을 돌아서 영일만항으로 가지만 영일만항 담을 따라 새롭게 조성된 길을 따라 항만 길로 접어든다. 앞서 포항시의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과 함께 걸었던 해파랑길은 17코스부터는 송도 해변에서 시작하는 "영일만 북파랑길"과 함께한다. 일명 호랑이 등 오름길이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이 호랑이 꼬리를 밟으며 걷는 길이라면 북파랑길은 호랑이 등을 올라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포항시 북쪽 끝자락인 지경리 해변까지 이어진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여남방파제 뒤편의 산을 넘어가는 것이지만 북파랑길 산책로 덕분에 해안 산책길을 통해서 죽천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