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피랑과 충렬사를 거쳐 서피랑에 도착한 남파랑길 29코스는 서피랑 공원을 내려가 도천동을 지나 통영 운하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서포루로 올라가는 길의 벽면에는 소설가 박경리의 어록들이 색칠하지 않은 시멘트 벽면에 날것처럼 새겨져 있다. 예술이란 화려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시멘트 벽면에 새기고 싶은 것이 작가 박경리의 글이니 그 글이 주인공이 되게 하는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글들 중의 일부다. 창조적 삶이란 자연 그대로, 어떤 논리나 이론이 아닌 감성입니다. 지성이나 의지가 창조적 삶을 살게 한다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인생을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은 희귀한 일입니다. 편의주의나 보편적 규칙은 있을지언정 순수한 것은 아닙니다. 창조는 순수한 감성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서피랑 마을 ..
남파랑길 28코스에 이어서 바로 29코스를 걷는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서 동피랑 마을과 충렬사를 거쳐서 서피랑 공원을 지난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서 28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29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서피랑 공원을 빠져나올 때까지는 사람들이 많은 곳임을 감안해야 한다. 29코스 갈 길도 멀고 남망산 공원과 동피랑, 충렬사는 여러 번 여행을 다녀간 곳이니 생략할까? 생각도 있었지만 옆지기의 의견에 따라 그냥 걷기로 했다. 중앙 시장길을 통해서 동피랑 마을로 진입한다. 예나 지금이나 모습은 비슷한 것 같은데 여전히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랜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서 벽화 마을로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곳도 거주민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빠른 걸음으로 남파랑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