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45코스는 서상항에서 출발하여 남해군 서면 읍내를 거쳐 해안으로 나가서 작장리 해안길을 걷는다. 해안길을 걷다가 인근 펜션에서 하룻밤 쉬어간다. 남파랑길 44코스를 끝낸 우리는 서상항에서 바로 이어서 45코스를 걷는다. 남해 바래길 13코스, 바다 노을길과 함께하는 길이다. 서상항 반대편 방향으로 서상천을 따라 서면 보건소 앞을 지나 읍내로 들어가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면 소재지라 그런가, 서상리 마을은 깔끔했다. 비 맞은 상태라 추위를 느끼고 있는 옆지기는 따뜻한 칼국수를 먹고 싶어 했지만 읍내 식당들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조금만 더 걸으면 예약해 둔 펜션이 있으므로 마트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해서 부지런히 이동하기로 했다. 칼국수는 먹지 못했지만 엉덩이를 따스하게 할 수 ..
천황산 임도를 지나온 남파랑길 44코스는 산을 내려오면 장항 마을에 닿는다. 장항 마을 해변과 남해 스포츠 파크를 지나서 서상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쏟아붓는 비를 맞으며 임도를 걸어가는데, 바닥은 질퍽거리기 시작하고 주변은 물안개로 촉촉하다. 물안개가 자욱한 편백숲의 모습 또한 특별하다. 걷는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 경험을 어디에서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제 비는 임도를 타고 흘러내리면서 흙탕물을 만들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물에 빠지지 않고 발을 디딜만한 곳도 찾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렸다. 온몸은 축축하지만 다행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니 여정이 끝나 간다는 것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덕월, 서상 간 임도의 끝자락에 도착했다. 흙탕물은 과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