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긴 거리의 남파랑길 1코스에 이어서 2코스의 일부를 조금 더 걷는다. 부산대교를 건너 영도로 진입한 다음 하룻밤을 쉬고 봉래산 산책길로 진입한다. 부산역 우측에 있는 남파랑길 2코스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하여 철길을 따라서 골목길을 걸어간다. 부산역 풍물거리 포장마차에도 엑스포 유치 기원을 위한 심벌을 붙여 놓았다. 출출한 차에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기차가 긴 여정을 끝내고 쉬거나, 긴 여정을 출발하는 철길 옆을 한동안 따라 걷는다. 철길 벽과 고층 빌딩 사이의 길이라 조금은 삭막한 골목인데 오피스텔 한쪽 구석에 세워진 조각 작품이 인상적이다. 거대한 발을 소재로 했는데 발목에는 기계를 표현했다. 인체의 역동적인 모습과 첨단 기계의 조합 속에 나름 여러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철도..
남파랑길 1코스도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수정산 자락을 지나 초량동에 들어서면 도심을 통과해서 부산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수정산 자락에서 바라본 부산 도심의 풍경. 해변에서 내륙으로 아파트의 해일이 밀려들고 있는 모양새다. 몇 년 후면 과연 이곳은 어떤 풍경으로 다가올지...... 수정산 산책길을 내려오면 잠시 마을길을 거쳐서 구봉산 산책로로 길을 이어간다. 조용한 마을길이지만 이곳도 재개발의 바람이 부는듯하다. 길은 구봉산 치유 숲길 안으로 잠시 들어간다. 쭉쭉 뻗은 나무들에 묻혀 잠시 휴식을 취한다. 화장실도 있고 벤치도 있어 휴식을 취하기 참 좋은 장소였다. 구봉산(404.6m)과 인근 상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지만 남파랑길은 좌측으로 꺾어져서 구봉산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걷는다...
오랜 기간? 따져보면 얼마 되지 않는 장기간 걷기 여행의 공백을 떨쳐 내면서 5박 6일에 걸친 장기간 걷기 여행을 떠난다. 이른 새벽, 거의 첫차에 가까운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시간을 절약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이 시간대의 기차는 예매 시 할인이 있다. 가벼운 배낭으로 허약한 체력을 보완하면 좋으련만, 두 사람의 배낭은 짐으로 꽉 차서 두툼하다 못해 뚱뚱하다. 배낭을 메고, 벗을 때마다 으싸! 아이고! 하는 감탄사, 아니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해외 트레킹이라면 출국, 입국 수속 때마다 꺼내야 하는 불편함도 그렇고 망가질까 하는 걱정 때문에 노트북은 지참 목록에서 제외했는데, 국내 여행이라는 안이함 때문일까, 하루 일정을 끝내면 숙소에서 조금의 일이라도 해보겠다는 호기로 큼지막한 노트북도 챙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