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10대의 마지막은 한겨울 감행한 지리산 종주였습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산행이라 배낭도 선배에게 빌린 것을 메었고 동대문에서 구입한 새 등산화에 왁스를 넉넉히 바르고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며 걸었던 겨울 등반은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힘들었지만 수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 주었습니다. 화엄사, 노고단에서 시작하여 천왕봉과 법계사에 이르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은 그 이후로도 꾸준하게 지리산을 찾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리산 코스 곳곳을 누비고 이제는 둘레길도 걸으니 돌아보면 지리산은 사람을 키워내는 산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산을 오르다 몸의 한계가 올 무렵이면, "내가 미쳤지 지금 이곳에서 내가 무슨..
어쩌다 사과꽃에 봄처녀를 비유하게 되었는지......사과꽃이 피기전에는 마치 장미꽃처럼 정열적인 붉은 색을 내뿜습니다. 그러다가 꽃잎이 열리면 순백의 마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모습처럼 순결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삼사십대 여인의 성숙한 아름다움이 장미라면 이십대의 아름다움은 사과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히 범적할 수 없는 순결한 아름다움......꽃이 지면 또 한해를 이 벌레 저 벌레와 싸우며 견뎌야 하는 사과나무이지만 부디 꼭 살아서 내년에도 꽃을 피우고 너의 생명력을 벗삼아 그 다음 한해도 힘차게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렴!겉 모양은 세상 파도에 휘둘려 낡아가지만 속 마음만은 이십대의 열정과 패기로 살아갈 수 있기를 ......살을 에이는 겨울을 지낸 사과 나무가 열정과 순결의 꽃을 피우듯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