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면 충청수영성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62코스는 수영성이 위치한 언덕을 넘어서서 보령방조제를 건너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방조제길을 건너서 오천면에서 천북면으로 넘어온 길은 도로를 따라서 올라가다가 광천천 하구의 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하만리의 들길을 지나온 길은 두룽개골로 이어지는 두룽개길에 이른다. 가족 모두가 함께 걷는 첫 서해랑길은 장항선 청소역에서 시작한다.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은 역이다. 보령시 청소면 읍내를 관통한다. 충남 서해안에서 가장 높은 산인 오서산(790m)의 옛 이름이 청소산이었는데 청소산 아래 있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크지 않은 역의 좁은 플랫폼을 사이에 두고 양방향의 기차가 교차하는 모습도 특이했다. 작은 역이지만 역 앞에는 작은 공원도 있었다. 역 앞에..
완도로 들어온 남파랑길 86코스는 달도를 거쳐 완도대교를 건너면 완도 본섬으로 들어간다. 완도 초입 원동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다음 해안길을 걸어 황진리 포구에 이른다. 구 남창교를 건너서 해남에서 완도군으로 진입한 남파랑길은 완도 본섬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완도와 육지 사이에 있는 달도를 돌아서 간다. 완도 군외면에 속한다. 섬의 모양이 배의 닻처럼 생겼다고 닻섬이라 부르다가 달도가 되었다고 한다. 13번 국도 우측길로 염수마을 방향으로 이동한다. 길은 염수마을, 달도 마을을 차례로 지나 달도 테마공원으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전봇대에 살짝 붙어 있는 표식을 보고 따라가다가 그만 길을 잠시 헤매고 말았다. 길은 달도 마을 입구를 살짝 지나서 석재상 앞에서 우회전해야 했다. 잠시 엉뚱한 길을 걸어서..
올레길 11코스는 모슬봉을 지나면 보성리에 도착한다. 모슬봉 언덕길을 부지런히 올라오니 나이 먹은 백구 한 마리가 흐흐하며 미소 짓는다. 세상에 저런 개가 있나! 사람이 지나가도, 멈추어 서서 사진을 찍어도 미소만 지을 뿐 도통 짓지 않는다. 백구 나름의 연륜이 쌓은 것일까? 모슬봉의 기운을 받아 넓은 마음을 가진 것일까? 아니면, 올레꾼들을 하도 보아서 그러려니 하는 것일까? 사진을 자세히 보면 미소 짓는 백구의 모습은 만화 영화에서 씩 웃는 캐릭터의 모습 같다. 모슬봉 언덕에서 해안을 보니 아랫마을보다는 수평선이 깨끗하게 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수평선과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그 맛이 다르다. 아마도 시야에 사람 사는 풍경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나 싶다. 여행지에서의 시간 보다,..
나곡리를 지나서 수로부인 길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길로 도화 동산과 갈령재를 지나야 하는 28코스의 고비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고포항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경로였지만 지금은 오르막이기는 하지만 울진북로 도로변을 걷는 무난한 길이다. 나곡 교차로에서는 7번 국도와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나곡 4리가 있는 태봉산 자락의 태봉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태봉이란 이름은 태반을 묻은 태실이 있었다 하여 불린 이름이라고 한다. 전국에 태봉이란 이름을 가진 마을이 많다. 도로변을 걷지만 그림처럼 저전거나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해서 위험하지는 않았다. 전국의 명당을 찾아 왕실의 태반을 묻었다고 하는데 울진에도 이곳 나곡리를 비롯하여 사계리, 온정리, 삼달리, 월송리에 태실이 있다. 가..
일년중 가장 뜨거운 7월부터 약 백일간 붉은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습니다. "배롱나무", "백일홍 나무"를 빠르게 읽으면 "배롱나무"라 발음 되는것 같네요. 화려한 봄꽃들이 모두 지고 진한 녹음이 한창인 계절에 붉은 꽃을 백일 동안이나 보여준다니 참 고마운 나무입니다. 그렇지만 꽃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연하고 작은 꽃들이 원추형으로 모여 있어서 각각의 꽃이 백일 동안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꽃 하나 하나는 쉽게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직 열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차례로 꽃을 피우기 때문에 백일동안 꽃이 있는것 처럼 보이는게지요. 평소 많이 들었던 "백일홍"은 나무가 아니라 화초를 지칭하고 배롱나무는 작은 교목입니다. 어떤 꽃은 지고 있고 어떤 꽃은 활짝 한창이고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