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1코스는 무름 곶자왈과 안향동을 지나 무릉 외갓집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셰프의 한 끼도 맛보는 폼나는 길이었다. 무릉 곶자왈을 돌아 나와 이제는 인향동을 향해서 아름다운 숲길을 걷는다. 곶자왈의 한 축이 양치식물, 나무와 덩굴들이 만들어 내는 숲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울퉁불퉁한 현무암 돌바닥이다. 돌 사이사이의 틈을 비집고 나오는 생명의 기운이 뿜 뿜 한다. 인향동으로 향하는 넓은 숲길은 바닥이 좋아서 그렇까? 발걸음이 가볍다. 인향동이라는 이름이 남아 있지만 지금은 인향동, 좌기동, 평지동을 합하여 무릉 2리라 부른다. 올레길은 11코스와 12코스를 걸으며 인향동 마을 회관, 좌기동 마을 회관, 평지동 마을 회관 인근을 차례대로 지난다. 커다란 나무가 마을에 진입하는 나그네를 포근하게 반겨..
모슬봉을 내려온 올레길 11코스는 신평리 마을길을 지나 신평 곶자왈에 이른다. 숲과 마을길이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그러한 길이다. 모슬봉을 내려와 만난 도로를 따라서 신평리 방향으로 이동한다. 모슬봉을 내려와 도로를 걷는 위치는 올레길 11코스 7Km 지점이다. 한참 길을 가는데 교차로 부근에서 쓰레기를 줍고 계시는 분들 중에 한 분이 우리를 보시고는 손을 흔들며 아주 반가운 인사를 하신다. 우리도 쭈뼛쭈뼛하며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아주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에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었다. 올레길을 걷고 있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등을 물었던 것 같다. 돌아보면 어제 10 코스 종점이자 11 코스 시작점에서 문을 열고 우리를 환하게 반겨 주었던 그분이 아닌가 싶다. 어제는 몸이 지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