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단다에 도착하면 트레커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287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출렁다리입니다. 엄청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워낙 다리가 길다 보니 다리 자체로도 내리막과 오르막이 있었습니다. 아래가 뻥 뚫린 철제 다리는 비가 올 때면 미끄러워서 공포감이 극대화되겠구나 싶었습니다. 트래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현지인들을 위한 다리인 만큼 다리의 이용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짐을 나르는 당나귀도 있습니다. 다리 앞에 있는 표지판이 인상적입니다. 당나귀가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는 멈추어서 당나귀가 다리를 모두 건널 때까지 기다리라는 안내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다리를 건너다가 다리 중간에서 당나귀를 마주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아슬아슬한 장면입니다. 실제로 나귀를 모는 마부는 사람이 없을 때를 골라 당나귀들을 ..
노천 온천이 있는 지누단다(Jinu Danda)를 거쳐 톨카(Tolka, 1,700m)까지 걷는 10Km가 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촘롱을 떠나 지누단다까지 내려가는 길은 700미터의 고도를 내리는 급한 내리막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 올라가지만 저희는 내려가기만 하네요. 이 길을 올라간다면 진을 빼는 코스겠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 앞은 간드룩, 지누단다, 시누아 및 촘롱으로 갈라진 삼거리로 첫날에는 시누아로 향했었죠. 이제는 지누단다, 지누 온천을 향해서 걷습니다. 고도를 700미터가량 하강시키는 급경사이다 보니 초반부터 아찔한 계단의 연속입니다. 이 계단이 오르막이 아니라는 점이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
아랫마을 시누아(Lower Sinuwa)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한 저희는 다시 뱀부(Bamboo)를 향해서 여정을 이어갑니다. 어젯밤 숙소에서 정수제로 만들어 놓은 물이 나름 마실만 합니다. 멀리 마차푸차레(6,997m)가 보이지만 ABC까지 가는 길은 마차푸차레 쪽 산들과 모디 계곡(Modi Khola)을 사이에 둔 이쪽 산들의 허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맑은 11월의 아침, 짐을 옮기는 포터들의 발걸음들이 분주합니다. 당나귀가 사람보다 덩치가 크다고는 하지만 등에 상당한 무게의 짐을 둘러메고 걷는 모습은 실제 무게만큼이나 무거워 보입니다. 산장이 새로 하나 들어 서기라도 한다면 차가 들어올 수 없으니 이런 당나귀들의 무거운 걸음은 상당한 시간 이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아랫마을 시누아(L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