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밭길을 걸어왔던 남파랑길 37코스는 가인리 천포 마을을 지나 진동리로 넘어간다. 국사봉 자락의 임도를 걸으면서 또 다른 고사리밭도 만나고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앞바다 풍경도 보고 적량 해비치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천포 입구 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천포 마을을 향해서 마을 안길로 우회전한다. 해안 길로 계속 가면 길은 펜션들로 이어진다. 아늑하게 자리한 천포 마을을 보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은 천포 마을로 들어가지는 않고 천포 정류장을 지나쳐 연곡로 도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정오의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연곡로 도로 중간에서 임도로 진입하여 숲길을 걷기 시작한다. 국사봉 자락의 산책길이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고사리밭이 이어진다. 숲길로 들어서면 그늘에서는..
남파랑길 37코스는 고사리밭길이 주인공이라 과언이 아닌데 식포 마을에서 천포 마을로 가는 구간은 고사리밭길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높지 않은 구릉 지대에 펼쳐진 고사리밭을 지나서 해안길로 나가 천포 마을에 이른다. 식포 마을 벗어나며 마을 뒤편 언덕을 오르는데 옆지기가 배고프다고 타령을 부른다. 마땅히 쉴만한 벤치는 없고 풀밭에 엉덩이를 붙이고 이른 점심을 먹는다. 마을 주위로는 텃밭도 산도 모두 고사리밭이다. 그런데, 멀리 등산복 차림의 여행자가 우리가 온길이 아닌 도로 쪽에서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마을분은 아닌 것 같고 인근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걷기를 하시는 모양이다.라고 추측을 하고 있었다. 결국, 그분은 무안하게도 김밥을 입에 물고 있는 우리 앞을 지나가신다. 그냥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35, 36코스 걷기를 끝내고 단항 마을에 위치한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창선파출소로 돌아와 남파랑길 37코스를 시작한다. 창선면 읍내를 빠져나가 흥선로 도로변을 걷다가 37코스에 가장 인상적인 고사리밭길 걷기를 시작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 긴 여정의 에너지를 받아본다. 동쪽 바다로 떠오르는 태양은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굴뚝도 남해 바다의 섬들도 무대의 배경으로 만들며 내게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듯하다. 남파랑길 37코스의 이전 코스는 남해군 공공 승마장을 거쳐서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길을 걸어갔지만, 지금은 읍내를 가로질러 걷다가 좌회전하여 3번 국도 방향으로 이동하여 국도 아래를 통과해서 흥선로 도로를 걷는다. 읍내 곳곳의 식당은 일요일..
경남 사천과 남해가 따뜻한 남쪽나라이기는 하지만 북극 추위가 몰려와 온 세상을 꽁꽁 얼리고 있는 시기에 걷기 여행을 결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다음 주 아니면 그다음 주에 떠날 요량으로 계획을 세워 본다. 이번에도 주요 이동 수단은 고속버스다. 대전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하고 대전 복합 터미널 인근의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삼천포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한다. 대전에서 삼천포까지는 19:00 하루에 딱 한 번만 운행하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삼천포에서 하룻밤 자고 토요일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할까 한다. 차편이 많은 진주로 이동하거나 KTX로 진주로 이동한 다음 삼천포로 오는 방법도 있지만 여러 곳을 거치더라도 단순한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금요일 밤의 숙소는 삼천포 터미널 인근의 "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