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농눅 빌리지(농눅 열대 정원, Nong Nooch Tropical Garden, NONGNOOCH PATTAYA GARDEN, http://www.nongnoochtropicalgarden.com)는 넓은 공간에 펼쳐진 다양한 형태의 정원으로 유명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꼭 찾는 것은 바로 태국 전통 공연과 코끼리 쇼(Thai Cultural Show & Elephant Show)입니다. 파타야 시내에서 볼 수 있는 티파니쇼나 알카자쇼와 같은 트렌스젠더쇼도 색다른 경험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태국 전통 문화를 제대로 소개 받을 수 있는 농눅 빌리지의 태국 전통 공연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티파니쇼에서는 스태프들이 관객들 뒤에 서서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라도 찍을라 치면 플래시로 경고하여 사진을 못찍게 감시 했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그런 제한 없이 이들의 전통 문화를 편안한 마음으로 제대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루 6번 10:30, 11:30, 13.30, 15.30, 16.30, 17.30에 공연이 있는데 태국 전통 공연을 30여분 먼저 보고 바로 이어서 코끼리쇼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2천여명이 한번에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미리 예약 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예약하면 입장권, 전통 공연과 코끼리쇼, 점심 뷔페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입장권에 공연 티켓만 추가 하는 것이 가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공연은 볼만합니다.
민속 공연에서 눈을 사로잡는 것은 역시 이 나라의 화려한 옷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를 크게 구별짓는것 가운데 하나가 의복 인것처럼 태국의 전통 의상도 독특합니다. 태국의 전통 의상은 통상 수타이(Chut thai)라고 하고 왕실에서나 결혼식등에서 예복으로 입는 옷들은 수타이프라라차니옴(Chut Thai Phra Ratcha Niyom)이라 합니다. 동남아 주변 국가의 옷들과 비슷한 점도 있지만 태국만의 독특한 부분도 있습니다. 저는 머리에 쓰는 관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태국의 선사 시대 역사를 따라가보면 BC 4000년의 청동기 문화가 등장하지만 현재의 태국인들은 언어학적으로 분석해 볼때 BC 6~7세기경에 중국 남서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서양에서 태국의 옛이름 시암(Siam)을 처음 부른 것은 15세기경 포르투갈인들에 의해서라고 하네요. 파타야 시암앳시암 호텔의 시암이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시암이 태국의 옛 이름이란 것도 이 기회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Angkor Wat)의 12세기 크메르 신전에 시암(Siamese)이라고 새겨진 것이 태국인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이라고 하는데 시암은 산스크리트어로 어두운(Dark) 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주민 보다 짙은 피부색을 지칭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암은 1939년까지 태국의 공식 국호였습니다.
태국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9~15세기 동남아시아를 주름잡았던 크메르(Khmer) 제국의 쇠퇴기인 13세기에 태국 중부에 세워진 수코타이(Sukhothai) 왕국을 태국 최초의 왕국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한세기 이후 아유타야(Ayutthaya) 왕국이 수코타이 왕국을 이어 일어났고 이후 18세기에 버마의 침략과 회복 과정에서 짜끄리(Chakri) 왕조가 시작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는 1932년의 무혈쿠데타에 의해 입헌군주제가 되었지만 길 곳곳에 왕실 인물들의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로 왕실에 대한 추앙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입헌군주제 이후 19회에 이르는 빈번한 군부 쿠데타는 태국 정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연중 연기자들이 객석을 돌기 시작합니다. 관객들이 태국의 마을 잔치를 현실감 있게 경험하도록 배려한 퍼포먼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탈이나 경극의 변검처럼 태국에도 전통 가면극인 콘(Khon)이 있지만 이 퍼포먼스에 나오는 것은 가면이 아니라 커다란 얼굴의 인형입니다.
태국하면 떠오르는 것중에 하나는 바로 무에타이지요. 태국의 전통 격투기로 무에타이(Muay Thai)의 의미는 "태국의 무술"이란 의미입니다. 타이 복싱(Thai boxing)이라고도 하는데 킥복싱하고 무에타이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킥복싱은 일본에서 무에타이에 공수도 가미하여 경기를 위해 몇가지 제한을 둔 것이라 합니다. 태국 주변 나라에서는 무에타이와 비슷한 것들이 있는데 라오스의 무에라오(Muay Lao), 캄보디아의 보카토(Bokato), 미얀마의 레훼(LethWei), 말레이시아의 토모이(Tomoi)등이 있습니다.
쇼이기 때문에 실제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과 긴장감은 없지만 무에타이의 다양한 기술을 보여주기는 합니다.
쇼이기는 하지만 격렬한 충돌을 보여 주는 장면에서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무에타이 공연의 끝은 간호사의 코믹 연기로 막을 내립니다.
태국 전통 공연은 결국 이 나라와 역사와 문화를 파노라마처럼 다루게 되는데 이번 막에서는 스크린의 사진을 통해서 엄숙한 분위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힌두교의 신들이 새겨진 부조와 앙코르와트의 상징적인 조각들. 13세기 태국 최초의 왕국인 수코타이(Sukhothai) 왕국이 세워진 때는 9~15세기 동남아시아를 주름잡았던 크메르(Khmer) 제국의 쇠퇴기와 겹칩니다. 앙코르와트가 등장하는 것을 보니 그 당시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하는 모양입니다. 태국 문화의 바탕에는 소승불교와 함께 힌두 문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6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버마(미얀마)와 태국 사이에는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적대 관계가 형성되는데 그도 그럴것이 1767년에는 버마의 공격으로 수도가 초토화되고 4백년 이상 지속되어 왔던 아유타야 왕조가 무너집니다. 불상, 사원, 왕궁까지 파괴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은 미얀마는 폐쇄, 고립으로 대표되는 버마식 사회주의 정책의 결과로 세계 최빈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태국은 전통북 타폰(Taphon)을 비롯해서 수많은 종류의 악기가 있을 정도로 음악이 발달한 국가입니다. 인도와 중국 사이의 지리적인 특성과 함께 근대사에서 식민지화 되지 않은 역사, 풍부한 악기 재료등 태국의 전통 음악이 꾸준히 발달해온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현악기 없는 타악기만의 공연도 난타 공연의 재미처럼 매력이 있습니다. 북소리가 전해오는 울림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해변을 배경으로 무희들이 춤사위로 표현하고 있는 시대는 아마도 태국의 태평성대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태국의 태평성대 시기라면 지금의 방콕을 수도로 정하기 이전에 방콕 북부 지역에서 400여년간 태평 성대를 누린 아유타야 왕조인데 과연 맞을지......
이 장면은 배경의 사원과 왕궁을 미루어 볼때 현재 왕실인 짜끄리(Chakri) 왕조 시대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1782년 1대를 시작으로 현재 10대에 이르는 태국 왕실은 시암은행, 시암시멘트에 주요 지분을 가지고 있을 뿐만아니라 수많은 부동산과 꾸준한 수입, 세금 감면등으로 세계 어느 나라의 왕실보다 엄청난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입헌군주제로 국내 정치에 깊숙하게 개입하지 않지만 음으로 양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점은 감출 수 없는 모양입니다.
이제부터는 태국 서민들의 삶을 다룹니다. 태국이 경제 개방으로 자동차 관련 세계 10대 수출국이기도 하지만 기후 덕택에 농업이 발달하여 30여년간 쌀수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태국 경작지의 50% 정도에서 쌀을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부 곡창 지대에서 기업농이 발달했고 1년 내내 비가오는 남부 지방에서는 고무 나무와 팜유를 많이 생산한다고 합니다. 산지가 많은 북부, 동북부 지방에서는 카사바도 많이 생산한다고 합니다. 태국은 쌀 수출 뿐만아니라 사탕수수와 닭고기도 수출량이 상당한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태국 서민들의 애환은 작지 않아 보입니다. 힘든 노동만이 사람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니지요 전체 인구의 10%가 75%의 부를 독점하고 있는 심각한 빈부격차는 이들을 더욱 옥죄지 않을까 싶습니다. 힌두적 카스트의 내재성과 불교의 윤회가 아니라면 벌써 폭발 했을 심각성입니다. 빈부격차가 심한 상태에서 상속세가 없을 정도로 부가 자연스럽게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값싼 노동으로 생계를 겨우 꾸려 나가고 있으니 태국 서민들의 애환은 대나무 넘기 놀이로 해소 될수 있을까 싶기는 합니다.
다음 장면은 태국의 군인들입니다. 전통 군인 복장으로 싸움을 벌이는 장면과 무에 타이를 상상하면 태국의 군대가 오래전부터 상당한 전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18세기 미얀마 군에 의해서 수도가 초토화된 역사를 돌아보면 상상은 상상일뿐입니다.
전투신은 극장내에 코끼리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일순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더해집니다. 코끼리가 재롱이나 묘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전투신의 연기자로 등장하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전투 코끼리는 특성상 암컷이 아니라 수컷을 이용 했다고 합니다. 지중해에서는 카르타고 군의 한니발 장군이 코끼리를 전투에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죠.
군대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태국은 군대가 우리나라와 같은 징병제이기는 하지만 제비뽑기로 군대를 갑니다. 군에서 필요한 인원이 정해지면 신체 검사를 받은 사람중에서 제비뽑기를 하는데 검은색이 나오면 면제, 빨간색이 나오면 군에 가야하는 그야말로 볼불복입니다. 물론 워낙 태국 서민들의 삶이 쉽지 않기 때문에 처우가 좋은 군 입대를 마다하지는 않는다는 가이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민속 공연이 이제 끝을 맺어 갑니다. 나름 짜임새있는 공연이라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자막 안내나 안내 자료가 있으면 이해도가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눅 빌리지 정원 (0) | 2018.04.10 |
---|---|
농눅 빌리지 코끼리 극장 (0) | 2018.04.09 |
황금 절벽 사원과 농눅 빌리지 (0) | 2018.04.05 |
태국 파타야의 이틀째 밤 (0) | 2018.04.02 |
플라이트 오브 더 기본(태국 정글 짚 라인) 식사와 동물원 관람 (0) | 2018.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