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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포도원을 지나서 몽마르트 걷기를 시작했던 아베스 광장까지 몽마르트 골목길들을 계속 걸어갑니다.



포도원을 지나 생 방생가(Rue Saint-Vincent)와 만나는 곳에는 우측 모서리에 피카소, 모딜리아니, 기욤등의 화가들이 모임을 갖던 주점 라팽 아질(Au Lapin Agile, http://www.au-lapin-agile.com/)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가지면서도 여전히 라이브 카페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라팽 아질은 "지혜로운 토끼" 정도의 의미입니다.



라팽 아질에서 생 뱅상가로 좌회전하여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생 방생가는 이미 17세기에 길이름이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길입니다. 그만큼 화가들의 화폭에도 등장하고 프랑스 가수 이브 몽탕의 노래 중에도 이 길이름이 제목인 노래가 있습니다.



생 방생가(Rue Saint-Vincent)끝에서 공원(Square Joël Le Tac)을 하나 만나는데 이곳에는 스위스 출신으로 파리에서 살았던 아르누보 작가인 알렉산드로 슈타인렌(Théophile-Alexandre Steinlen)을 기리는 분수와 조각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한쌍의 남녀를 조각한 뒷 모습이 보입니다.



공원 앞에서 좌회전하여 계단길을 오릅니다.



계단을 지나면 달리다 광장(Place Dalida)으로 나오는데 이 광장의 이름은 미스 이집트 출신의 가수 겸 배우였던 달리다(Dalida, Yolanda Cristina Gigliotti)를 기린 것입니다. 1956년에 데뷔해서 1986년까지 엄청난 앨범을 판매했던 그녀는 1987년 그녀의 집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데 그녀의 집도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광장에는 관광객들이 가슴을 만지는 포즈로 사진들을 찍어서 위의 사진처럼 조금은 민망한 그녀의 흉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달리다가 당대의 미남 배우 알랑 들롱과 부른 "Paroles, paroles"입니다. 노래를 들어보면 아하!하게 됩니다. 달리다 광장에서 찻길인 쥐하흐동가(Rue Girardon) 대신에 바로 우측의 골목길인 부후야흐가(allee des Brouillards)로 이동합니다.



인도인 부후야흐가(allee des Brouillards)를 나와서 바라본 수잔 뷔송 광장(Square Suzanne Buisson) 공원 주변 풍경.



수잔 뷔송 광장 공원 내부의 생 드니 상(Statue de Saint-Denis).



책을 읽는 사람,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  공원에서 책을 읽는 중년의 남자의 모습이 생경스럽지만 나무숲과 어우러져 이곳은 그야말로 "평화"입니다.



수잔 뷔송 광장 공원을 나와서 쥬노가(Avenue Junot)로 좌회전하여 걷다가 교차로에서 조금더 직진하면 건물 한쪽 구석에서 마르셀 에메 광장(Place Marcel Aymé)을 만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국민 작가라 불리는 소설가 마르셀 에메(Marcel Aymé)를 기리는 공간으로 그는 오랜 기간 쥬노가(Avenue Junot)에서 살았었다고 합니다. 그의 소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의 결말처럼 벽을 뚫고 나오다 벽에 갇혀 버린 주인공을 표현한 장 마레(Jean Marais)가 제작한 동상이 있습니다. 우연히 자신에게 벽을 뚫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한 주인공이 복수와 도둑질 끝에 유부녀와 유희를 즐기다 결국은 벽에 갇혀버린다는 독특한 발상. 엄지척하게 되는 단편 소설가입니다.



마르셀 에메 광장(Place Marcel Aymé)에서 오던길을 되돌아 좌회전하면 여전히 풍차를 유지하고 있는 물랭 드 라 갈레트(Le Moulin de la Galette, http://www.lemoulindelagalette.fr/en/)라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르느와르의 "물랭 드 라 갈래트의 무도회"에 배경이된 장소입니다. 


물랭 드 라 갈레트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는 사람들. 



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 르삑가(Rue Lepic)로 좌회전하여 걷다가 쟝밥띠스뜨 끌레멍 광장(Place Jean-Baptiste Clément) 직전에서 위의 사진과 같은 아래쪽 계단으로 우회전해서 내려가면 에일 구도 광장(Place Émile-Goudeau)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계단을 통해 내려오는 이길은 미흐가(Rue de la Mire)인데 작은 골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겨움과 세월의 푸근함이 있습니다. 



미흐가를 통해 내려오면 에일 구도 광장(Place Émile-Goudeau)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파리에서 자주 만날수 있는 왈라스 분수(Fontaine Wallace)도 있습니다.



에일 구도 광장 한쪽에는 바토-라부아르(Le Bateau Lavoir)가 있습니다. 바토-라부아르(Le Bateau Lavoir)는 세탁선(洗濯船)이란 뜻인데 세탁선은 세느강변에서 세탁부들이 빨래터로 사용하던 낡은 배처럼 낡고 지저분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공간에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 탄생했고 피카소이외에도 모딜리아니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의 보금자리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간단한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몽마르트 박물관 표식이 있는것으로 보아 "관련 내용을 제대로 보려면 박물관으로 와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에일 구도 광장에서 계단으로 내려오면 큰길을 만나는데 길을 건너서 라비난 거리(Rue Ravignan)를 내려와서 좌회전하면 사랑해 벽(Le mur des je t'aime)으로 갈수 있습니다. 



사랑해 벽(Le mur des je t'aime)이 위치한 곳은 제앙 릭튀스 광장(Square Jehan-Rictus)으로 제앙 릭튀스라는 프랑스 시인을 기리는 장소입니다. 사랑해 벽은 2000년에 설치된 것으로 한글로된 "사랑해"를 비롯하여 250개의 언어로 "사랑해"가 적혀 있다고 합니다.



평일임에도 인증 사진 하나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 합니다. ㅎㅎㅎ



"사랑해 벽"이 있는 건물은 프랑스 적십자입니다.



제앙 릭튀스 광장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동네 고양이들이 담 너머 건물의 지붕과 나무를 오가며 노는 모습에 한참을 빠져 있었네요. 제앙 릭튀스의 대표적인 작품 "가난한 자의 독백, Les Soliloques du pauvre"을 읽고 알베르 까뮈가 노트해 놓은 것을 "젊은 시절의 글들"이라는 시리즈 제목으로 국내에서도 출간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Faire enfin dire quelque chose à quelqu’Un qui serait le Pauvre, ce bon pauvre dont tout le monde parle et qui se tait toujours.

Voilà ce que j’ai tenté.


"모두가 말하는 가난에 대하여 정작 자신은 침묵하는, 가난하게 될 사람에게 뭔가를 말하는것

그것이 내가 시도했던 것이다. "


제앙 릭튀스와 후대의 알베르 까뮈 모두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던 작가 였던것 같습니다.


이제 메트로를 통해서 세느강 유람선을 타러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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