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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시에르주리(Conciergerie)와 생트-샤펠(Sainte Chapelle) 관람을 끝내면 세느강 쪽으로 길을 잡아서 강변로를 따라 걷다보면 귀에 익숙한 다리 이름인 퐁네프를 실제로 만날 수 있습니다.



퐁네프(Pont Neuf)는 우리나라 말로 "네프 다리", "새로운 다리"라는 의미입니다. 기존에 놓여 있던 노트르담 다리(Pont Notre-Dame)가 너무 막혀서 탄생한 새로운 다리이죠. 파리의 다리중 가장 오래된 석조 다리입니다. 1578년 앙리 3세가 초석을 놓고 1607년 앙리 4세가 마무리 지었습니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처럼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오래된 연인으로 한컷을 남기고 길을 계속 갑니다.



퐁네프는 시테섬 끝자락에서 좌안과 우안을 모두 연결해 주는 다리입니다. 퐁네프의 우안(right bank)을 바라본 모습.



퐁네프를 지나 시테섬 끝자락으로 가면 베르갈랑 광장(Square du Vert-Galant) 공원이 있는데 그 길 가운데 서있는 앙리 4세 동상(Statue équestre d'Henri IV) 입니다. 앙리 4세는 퐁네프를 완공했을 뿐만아니라 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공공 광장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그 첫번째가 지금의 보주 광장(Place des Vosges)이고 두번째가 퐁네프 앞쪽에 있는 도핀느 광장(Place Dauphine) 입니다. 앙리 4세는 프랑스의 개신교 신자를 이르는 위그노(Huguenot)로서 프랑스 내의 많은 종교 전쟁에 몸을 담았고 믿음의 자유를 부여하는 낭트 칙령을 반포하여 전쟁을 끝내고 나라를 발전시켜 국민들의 사람을 받았으나 카톨릭 교인에 의한 암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난간에 걸린 수많은 자물쇠에는 수많은 연인들의 약속과 바램이 담겨 있겠지요!



퐁네프에서 예술의 다리쪽을 바라본 모습. 멀리 예술의 다리도 보이고 휴일을 맞아 사람들로 가득한 유람선도 만납니다. 얼굴도 모르고 만난적도 없지만 유람선의 사람들도 퐁네프에 있는 사람들도 서로들 손을 흔들어 댑니다. 강변에 정박한 범선 처럼  생긴 요트에도 눈길이 갑니다.



퐁네프를 지나서 예술의 다리로 가는 길에서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부터 만나고 싶었던 부키니스트(Les Bouquinistes)를 접할 수 있습니다. 노점 책방(Bouquiniste)에 진열된 책중에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 까뮈의 페스트를 발견하고는 이걸 살까 말까 얼마나 망설였는지......



이렇게 헌책을 파는 전통은 16세기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서적상이나 위정자들의 압력에 따라 존폐를 거듭하다가 1859년부터 파리시에서 공식적으로 허가증을 발급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부키니스트를 상징하는 초록색 철통은 세느강을 따라 900여개가 늘어서 있고 240여명의 부키니스트들이 30여만권의 고서적과 잡지를 비롯하여 지도, 그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퐁네프를 지나 꽁띠 강변로(Quai de Conti)를 조금 걸으면 프랑스 조폐국인 모네 드 파리(Monnaie de Paris, https://www.monnaiedeparis.fr/en)를 만날 수 있습니다. 9세기에 샤를 2세가 설립한 이후 1,150년이 넘는 기간동안 프랑스 화폐와 관련된 일을 도맡아 수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박물관도 운영하는데 오전11시~오후 7시에 개방합니다. 세계 각국의 주화와 화폐를 한곳에서 볼수 있고 방대한 전시품으로 유명한데 다음 일정이 촉박해서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쉽지만 모네 드 파리를 지나쳐서 계속 걷다보면 위의 사진과 같은 동상 하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철학자, 수학자, 정치인이었던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 입니다. 대혁명 당시 모든 단계에서의 완전한 무상교육과  공공교육에서 가톨릭 종교교육을 배제시키는 교육 개혁안을 내놓고 헌법안도 제안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반대파에 의해 투옥되어 죽음을 맞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지 말고 네 자신의 삶을 즐겨라, Enjoy your own life without comparing it with that of another"라는 격언을 남겼습니다. 프랑스의 공교육은 그가 죽은지 100년후인 1881년에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콩도르세 동상을 지나면 프랑스 학사원(Institut de France, http://www.institut-de-france.fr/)을 만날 수 있습니다. 17세기에 설립되어 현재에 이르는 국립 학술 단체로 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어)를 비롯해서 4가지(Humanities, Sciences, Fine Arts, Moral and Political Sciences) 아카데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말에는 문을 닫아서 그런지 한산합니다.



 프랑스 학사원 바로 앞쪽 길 건너에는 예술의 다리(퐁데자르, Pont des Arts)가 있습니다. 



예술의 다리에서 퐁네프를 바라본 모습.



휴일을 맞아 화창한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강변을 걷는 사람들, 앉아서 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참 여유를 느낍니다.



예술의 다리는 프랑스 학사원과 루브르 박물관을 이어주는 보행자 전용 다리이자 파리 최초의 철제 다리 입니다. 퐁네프를 가장 잘 바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랑의 다리"라 하여 수많은 연인들이 성지 순례 다니듯 다녀가는 모양입니다. 수많은 자물쇠로 2014년에는 난간이 부서지기도 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2014년의 다리 모습은 자물쇠 천지 인데 사고후에는 자물쇠를 걸 수 없도록 해서 그런지 깔끔합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공연하는 곳이기 때문에 "예술인의 다리"라고도 하지만 공연자들을 보려면 저녁에 와야 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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