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걷기 여행기 - 21. 카루젤(Carrousel) 광장과 카루젤 개선문

카루젤(Carrousel)은 단어 의미로는 "기마 곡예, 마상 시합"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루이 14세 당시 이곳에 마장 마술 관련 시범을 보이게 해서 카루젤 경기장(Cours du Carrousel)이라 불리웠다고 합니다. 루브르 궁과 서쪽으로 이어져 있던 튀일리궁전이 있던 자리입니다. 카루젤 개선문은 튀일리 궁전의 입구 역할을 했었는데 튀일리 궁전이 없어진 다음에는 마치 독립 건축물 처럼 이 근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되었습니다. 

튀일리 궁전은 앙리 2세의 사후에 왕비 메디시스(Catherine de' Medici)가 1564년에 세느 강변에 건축을 시작했고 지속적인 확장으로 1600년에 이르러서는 루브르와 연결되어 총 길이가 266미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루이14세가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 시기에 이곳에 머물렀고, 혁명 당시의 제헌 의회의 거쳐로도 이용 되었으며, 나폴레옹은 많은 부분을 수리하여 공식 관저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871년 파리 코뮌의 최후의 저항 당시 12명의 방화범에 의해 이틀에 걸쳐 왕궁이 불탔고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져 내려서 결국 폐허를 정리하고 현재의 카루젤(Carrousel) 광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살아 남은 것이 루브르 박물관과 카루젤 개선문 입니다. 

카루젤 개선문 좌우에는 제라르 프랑수아 앙투안(Gérard Antoine François)의 조각상이 두개가 넓은 간격을 두고 배치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역사, L'Histoire" 라는 작품이고 다른 하나가 위의 그림에 있는 "승리의 프랑스, La France Victorieuse" 라는 작품입니다. 

카루젤 개선문(Arc de Triomphe du Carrousel)은 나폴레옹의 전승을 기념하여 1806년부터 1808년까지 튀일리 궁전의 문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파리 필수 방문 코스인 에투알 개선문이 같은 해에 건축을 시작하여 30년이 걸려 나폴레옹의 사후에 완공된 것에 비하여 규모가 엄청 작지만 규모만 작을 뿐 전면 조각, 부조, 내부 천장 장식등은 에투알 개선문에 뒤지지 않습니다. 기둥에 사용한 붉은 색의 대리석은 베르사유에도 사용되었다는 대리석으로 눈에 확 들어 옵니다(Caunes Minervois Marble). 또하나 특이한 것은 8개의 붉은색 기둥 위에 세운 조각상들이 공적을 세운 유명인이 아니라 당시 나폴레옹 군대의 제복을 입은 공병, 포병등 평범한 프랑스 병사라 합니다. 

소위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라 불리는 3세기 로마의 개선문(Septimius Severus)을 본따서 만들었다는 카루젤 개선문의 맨 꼭대기에는 네마리의 청동 말과 여신상이 있는데 처음에는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원정 당시 베네치아에서 전리품 명목으로 가져온 네마리의 청동 말이 배치 되었으나 나폴레옹의 몰락이후 원본은 반환되고 현재는 복사한 작품이라 합니다. 

내부 천장의 장식을 보면 에투알 개선문의 장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은 카루젤 개선문으로 카루젤 광장과 루브르가 보이지만, 나폴레옹 당시에는 자신이 집무하는 튀일리 궁전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고, 집무실에서 나와서 자신의 군대에 대한 열병식을 지켰 보았을 것을 상상해 보면  인생의 덧 없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카루젤 개선문을 지나서 튀일리 정원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근처에 "폴, PAUL"이라는 크지 않은 가게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 거리를 사서 바로 근처에 있는 공원 벤치에 앉아 여유있게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콜라를 사서 배낭에 남아 있던 빵으로 점심을 해결 했습니다.

카루젤 개선문 지나면 튀일리 정원으로 가는 넓직한 흙길이고 바로 양 옆에는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정원에 여러개의 벤치가 놓여져 있어 앉아 쉬기에 딱입니다. 

카루젤 개선문 양쪽에 있는 정원의 일부로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공간 전체에 걸쳐서 벤치가 여러개 배치되어 있고 벤치 앞쪽으로는 키큰 나무, 뒤로는 조경수가 있어서 도시락 먹기에도, 조용히 쉬기에도 너무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따가운 햇빛을 피해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