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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부터는 섬진강을 따라서 남동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는 백의종군길은 하동으로 진입하여 하동 섬진강 백리길의 아름다운 산책로를 따라서 걷고 있다. 흥룡마을에서 시작하는 원래의 백의종군길은(파란색 경로) 분지봉 아랫자락의 도로와 마을길을 따라 내려가지만 우리는 섬진강변으로 조성되어 있는 하동 섬진강 백리길을 따라 내려가 신지마을 부근을 지난다.


흥룡마을로 건너가는 흥룡교차로의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에 찢어져 흔적만 남은 빨간 백의종군길 리본이 애처로워 보인다. 우리는 19번 국도 섬진강대로를 건너지 않고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하동 섬진강 백리길을 걷는다. 18코스의 쾌적한 숲길은 아니지만 단순하고 깔끔한 둑방길을 걷기로 백의종군길 19코스를 시작한다.

흥룡마을 인근의 둑방길에는 양쪽으로 무궁화가 나그네의 발걸음을 맞이해 준다. 사람은 폭염에 시들시들 힘들어 하지만 6월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무궁화는 더위에 강해서 더 활발하게 생육하며 화려한 꽃을 피운다고 한다.


무궁화를 보면 무궁화의 계절은 여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말 아름답다.


무궁화나무로 장식한 둑방길을 지나면 아래로 내려가 둔치의 산책로를 걷는다. 밤나무 쉼터로 향하는 길이다.


사람의 손길이 없다면 섬진강 중앙의 불밭처럼 걷기도 어려운 길이었을 텐데 잘 관리하고 있는 하동 섬진강 백리길이 고맙다.


숲 사이로 걷는 길은 아니지만 우측의 대나무 숲이 뜨거운 오후의 태양을 가려주는 기분 좋은 길을 걷는다. 조금은 투박한 것 같은 길도 이만하면 훌륭하다.


길은 밤나무 쉼터를 지난다. 둔치에 있었던 밤나무들을 보존하면서 만든 공간으로 인근의 호암나루터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지리산의 산벚나무가 팔만대장경의 재료가 되었다는 것에 눈길이 간다.


밤나무 쉼터를 지나온 길은 돌티미 전망대를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강 아래로 좀 더 내려간다.


나무 그늘이 없는 둔치 길을 걷다가 다시 국도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19코스에서는 확 트인 공간이 많다 보니 대나무 숲길이 반갑다.


국도 아래 둔치로 과수원이 많기 때문에 하동읍에 가까워질수록 하동 섬진강 백리길도 길을 이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길은 과수원을 가로질러 국도변으로 올라간다.


국도 인근으로 올라와서 길을 잘 찾아갔어야 했는데 잠깐 놓치는 바람에 그냥 국도변 일부를 걷기로 했다. 국도변 갓길을 걷다 보니 의외의 모습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동네 분들에게는 나름의 이야기와 전설이 있을 법한 바위가 도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


다시 찾은 하동 섬진강 백리길은 국도와 나란히 가는 데크길로 이어진다.

좌측은 벚나무 우측은 대나무 숲이 자라고 있는 환상적인 산책로이다. 본격적인 가을이 되기도 전에 벚나무가 낙엽을 떨구는 것은 병해충의 문제 거나 폭염, 장마등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올해는 아마도 폭염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수북하게 쌓인 벚나무 낙엽을 밟으며 이른 가을의 정취를 느껴본다.


길을 걷다 보니 드디어 벼르고 있던 하동 배 직판장을 만났다. 옆지기는 무조건 첫 집에서 배를 사 먹으리라 결심이 대단했다. 옆지기의 결심처럼 첫 집에 가서 배 두세 개 사 먹겠다고 하니 주인장은 뭘 그걸 파냐고 적선하겠다고 하신다. 할 수 없이 옆지기는 배를 한 박스 택배로 붙여달라고 하고 배 세 개를 받아서 깎아 먹었는데 그 달콤함을 생각하니 지금도 군침이 흐른다. 필자의 생각과 달리 옆지기는 배를 두세 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 박스 택배로 붙일 생각이었다고 한다. 배 직판장 중간쯤에 있는 "하동 섬진강변길" 표식을 따라서 다시 산책길 경로에 오른다.


국도변을 벗어나 들어가는 산책로는 입구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번에는 어떤 산책로가 펼쳐질까 하는 기대가 있다. 돌티미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다.


섬진강을 조망할 수 있는 돌티미 전망대를 지난다. 마을에 두 바위가 나란히 서 있었는데 바위 아래로 마을길이 있으므로 돌틈, 돌팀이라 불렀다고 한다. 다음 쉼터는 재첩 쉼터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길은 돌티미 나루터를 지나서 둔치의 산책로를 이어간다.


길은 둔치의 산책로를 벗어나 둑방길로 올라가서 이어진다. 이후로 읍내까지 계속 국도변의 둑방길을 걷는다. 가로수가 크지 않아서 그늘이 풍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걷기에 좋다.


둑방길 아래로 재첩길이라는 표지와 함께 풀을 잘라놓은 길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풀길이라 조금 애매했다. 애매할 때는 안전한 길이 우선이다.


국도변이기는 하지만 벚나무가 만들어준 나무 그늘을 따라서 읍내로 향한다.


재첩쉼터를 2백 미터 앞두고 있는 지점, 남쪽으로 하동 읍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좌측으로는 신지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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