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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성리에서 대선로 도로를 따라 걷던 서해랑길은 흥성리 버스 정류장을 지나서 마을길을 통해서 정상골 방조제를 거쳐 남쪽으로 길을 돌아간다. 방조제를 지나면 작은 고개를 넘어가야 하고 산을 지나면 북쪽으로 이동하며 선재대교 아래를 통과해서 흥성리 선착장에 이른다. 선착장을 통과하면 큰 산(106m) 자락을 넘어서 골프장 외곽을 통해 동쪽으로 이동한다. 골프장 외곽을 돌아온 길은 대부 해안로 도로 옆의 공원을 지나면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서해랑길은 대부도와 선재도를 연결하는 도로인 대선로를 잠시 걷다가 좌회전하여 마을길을 통해서 정상골 방조제로 나간다. 가족들이 함께 영흥도로 놀러 간 적이 있었지만, 분명 이 길을 지나서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로 갔을 텐데 머릿속에 이 길에 대한 모습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자동차로 가는 길은 역시 기억에 남지 않는다. 바다로는 멀리 우리가 지나왔던 쪽박섬이 보인다.
이른 점심 이후에 도시락을 먹을 시간이 되니 옆지기가 배가 고프다고 하신다. 잠깐 멈추어서 식사할 자리를 찾지 못하던 우리는 갈릴리 전원 교회 앞을 지나다가 교회 앞에 혹시나 벤치가 없을까? 하며 둘러보니 마침 정원에 깔끔한 정자도 있고 문도 열려 있었다. 정자에 앉으려니 나이 지긋하신 목사님이 일을 하러 나오셨는데, 정자에서 도시락을 먹고 가도 되냐고 여쭈어 보니 가능하다며 선뜻 허락해 주시고 바람이 많이 부니 안으로 들어와서 먹으라고까지 하신다. 차마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한참 도시락을 먹고 있으니 커피 세 잔을 가지고 나오셨다. 취향을 알 수 없어서 종류별로 가지고 오셨다는데, 너무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여행 중에 만난 흐뭇함으로 길을 이어간다.
정상골 방조제를 지나온 길은 해안 끝자락으로 향하지 않고 서쪽으로 작은 산을 넘어가야 한다.
숲길을 통과하는 작은 고갯길이다.
숲길을 통해서 작은 고개를 넘어오면 다시 해안선에 닿고 우측으로 해안 둑방길을 걷는다.
서쪽으로 해안둑방길을 걷던 길은 둑방길 끝에서 우회전하여 북쪽으로 마을길을 통해서 선재대교 방면으로 이동한다.
한사위길이라는 마을길을 따라서 대선로 도로 인근까지 올라간다. 멀리 선재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한사위길을 따라서 대선로 도로 인근까지 올라갔던 길은 큰길로 가지 않고 다시 해안으로 방향을 돌려 내려간다. 해안으로 나오면 선재대교와 선재도가 눈앞으로 좀 더 가까워진다.
의외로 대부도에서 독일 붓꽃, 져먼 아이리스를 자주 만난다. 유럽 귀족의 분위기가 풍기는 꽃이다.
해안길을 따라 선재대교로 향하는 길, 흐린 하늘을 가르며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들의 소리가 아주 가깝다.
길은 선재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선재도 앞의 목섬(항도)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는 물때가 바뀌어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다리 인근에서 바지락을 캐던 사람은 뭍으로 올라오고, 물때에 맞추어 낚시하려는 사람들은 다리 인근 흥성리선착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길은 흥성리 선착장 뒤의 산길로 이어진다. 106미터의 큰 산을 넘어가는 길이다.
초반 오르막길 끝에서 벤치를 만나니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상상은 이내 깨지고 헉헉 거리며 오르막 길을 올라야 한다.
오르막 숲길이 계속 이어지지만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을 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길을 이어간다.
한참 오르막길 걷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뒤따라 오던 옆지기가 갑자기 비명을 지른다. 무슨 동물 사체라도 본 것인 양 목소리가 밝지 않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가니 작은 게 한 마리와 대치 중이었다.
게의 색깔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크리스마스 섬 붉은 게와 닮았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서해안이나 남해안에 사는 토종 도둑게이다. 민가에 들어와서 음식물을 도둑처럼 몰래 훔쳐 먹고 간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서 사육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
쉼터와 정상부의 산불감시시설을 지나면 하산길에 접어든다.
큰 산 하산길은 우측으로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이 위치하고 있는데 중간에 벤치가 있는 곳에서 그곳의 풍경을 조금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산에서 내려온 길은 골프장 외곽의 길을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푸른 잔디로 치장한 골프장을 보는 것보다는 해안가 포도밭 풍경이 필자에게는 더 가깝게 다가온다.
포도밭 옆길로 해안가로 향하는 길은 중간에 우회전하여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한다. 오늘 여정의 마지막 고개이다.
고갯길에서 만난 국수나무가 하얀 꽃을 풍성하게 피웠다. 줄기와 잎을 붉은 염료로 쓴다고도 하는데 이 꽃이 향기가 좋고 꿀이 많아서 밀원 식물로도 좋다고 한다. 가지를 잘라 벗기면 국수 같은 하얀 줄기가 나온다고 붙은 이름으로 줄기로 삼태기나 소쿠리를 만들기도 하고 숯을 담는 자루를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고개를 넘어온 길은 해안 둑방길을 따라서 종료점을 향한다. 해안을 따라서 주변으로 낚시터가 많은 곳이다.
해안둑방길을 걸어온 길은 대부해안로 도로를 만나면서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여정을 잠시 멈추고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여정을 이어간다.
휴식을 취하러 차를 세워둔 곳으로 이동하는데 비가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한다. 예정에 없던 비라서 머리에 돗자리를 둘러쓰고 걸어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존재에 우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동물원도 아닌데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커다란 타조가 울타리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덩치가 장난이 아니다. 당화스럽게 비를 맞으면서도 잠시나마 신기했던 순간이었다.
다음날 어제저녁의 비는 오간데 없고 쾌청한 하늘 아래에 대부해안로에서 90코스를 마무리하고 91코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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