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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아픔이 서려있는 매향리로 들어선 서해랑길은 평화 생태 공원을 가로질러 해안으로 나간다. 매향리 해안길을 걷는 길은 매향 3리 회센터 앞에서 약 9.8Km에 이르는 화성 방조제 둑방길 걷기를 시작한다. 중간에 매향항을 지나서 궁평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겨울에 만나는 매향리 평화 생태 공원의 모습에 화려함은 없지만 고요한 엄숙함이 공원 전체에 흐른다. 봄이 되어 꽃이 피고 초록 잎이 나오면 좀 더 생기가 넘치지 않을까 싶다. 길은 한반도 모양의 산책길을 거쳐서 해안으로 나간다.
잔디 사이의 산책길을 걸어 해안으로 나오니 남쪽으로는 오후의 태양이 눈부시다. 물이 남은 갯벌을 은빛으로 물들인다. 멀리 당진의 제철소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알고 보면 화성과 당진은 그리 먼 곳이 아니다. 당진 왜목항 바로 앞의 국화도와 입파도는 이곳 화성시 우정읍에 속한 섬들이다.
북쪽으로는 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화성 방조제가 길게 뻗어있다. 방조제 길이만 해도 9.8Km이나 아직도 한참을 걸어야 한다. 이곳의 아픔을 그대로 품고 있는 농섬을 보면서 길을 이어간다. 룡도라고도 부르는데 얼마나 많은 폭격이 있었는지 지금은 섬의 3분의 1만 남았다고 한다.
해안으로 나온 길은 해안 둑방길을 따라서 화성 방조제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곳에도 해안선을 따라 차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매향 3리 어촌계 앞에서 도로를 가로질러서 도로 옆의 산책로를 걷기 시작한다. "도로 입양" 표지가 세워져 있었다. 구간별로 인근 업체나 사회단체와 협약을 맺어 도로 청소나 환경 개선을 수행하는 것이라 한다. 화성시에서는 안전 조끼나 집게등의 청소 장비를 지원한다고 한다.
우측으로 화성 방조제가 만든 화옹 지구의 광활한 들판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도로변 산책로이기는 하지만 안전 가이드도 있고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어서 나름 걷기 좋은 길이었다.
방조제길 초반에서는 남서쪽으로 당진의 제철소 모습과 눈부신 태양, 그리고 매향리 앞의 농섬을 바라보는 풍경과 함께 한다.
우측으로 화성호의 습지를 보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멀리 매향항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길이 매향항 인근에 도착하니 은빛으로 강렬하게 비추던 태양은 여전히 눈부시기는 하지만 석양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서서히 황금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매향항 주차장을 돌아가는 길은 간척지 끝자락으로 화성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들판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들을 보며 막연한 부러움에 젖어든다. 무거운 몸뚱이를 벗어나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세상이 조금씩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시간, 화성호 횡단 플로깅 표지를 보니 10Km의 둑방길 걷기도 절반을 넘어가고 있다.
걸을수록 점점 더 절정을 향해 치닫는 석양을 보내는 것이 아쉽다. 화성호 호반에 태양광 패널을 지난다는 것은 궁평항이 지척이라는 의미라 석양이 지고 있는 모습이 더욱 아쉽다.
돌아보면 화성 방조제를 걸은 이번 여행은 석양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감상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구름 사이로 찬란하게 빛나는 석양에 탄성을 지르며 걸어간다.
궁평항의 등대가 보이는 위치에 이르니 찬란한 석양도 조금은 더 멀어졌다. 일출의 아름다움도 일몰의 아름다움도 찰나가 아닌가 싶다.
화성호 끝자락에 이르니 석양도 마지막 전력을 다하려는 듯 황금빛 광선을 뿜어낸다.
화성호 근린공원에 이르니 세상을 붉게 물들이던 석양도 작별 인사를 건네며 바다 아래로 내려간다. 공원에는 화성 방조제 준공 기념탑이 세워져 있는데 화성 방조제는 2008년에 준공되었다고 한다.
광활한 화성호를 보면서 배수 갑문 위의 우정교를 건너서 궁평항으로 진입한다.
궁평항으로 진입한 길은 궁평항 입구를 돌아서 들어간다.
궁평 어촌 체험 마을 안내소를 지나고 궁평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주말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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