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남양방조제를 지나서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으로 들어온 서해랑길은 기아자동차 화성 공장을 북쪽으로 돌아서 매향리로 향한다. 이화리를 출발하여 석천리 들길을 거쳐서 매향리로 진입한다.

 

서해랑길 87코스는 제방길을 뒤로하고 기아 자동차 사거리를 거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기아자동차 화성 공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이다. 여의도의 1.3배 넓이를 가진 산업 단지로 근무 인원만 1만 2천 명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된 자동차들은 평택항을 통해서 수출된다.

 

이화리 마을 골목길을 관통하여 들판으로 나가는데 마을 입구에 있는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길가에 있는 횟집에서 식사를 할까 하고 들어 갔었는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볶음을 주문하려 했더니 냉동이라 오래 걸린다고 하는 것이 아무래도 낙지볶음을 먹으라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뚝 떨어질 것 같아 식당을 나와 버렸다. 내 수준은 도시락이 최고이다.

 

이화리 마을길을 관통하여 북쪽으로 나아간다. 예전에는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던 동네여서 뱃골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화리를 빠져나온 길은 북쪽으로 이동하여 도로 앞에서 좌회전하여 수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한다. 조금 전에 이화리 마을길을 가로질러 나왔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마을의 모습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이화리 일원으로는 화성 우정 국가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논에는 흙이 채워지고 산업단지 경계로는 벽이 세워졌다.

 

수로 끝까지 이동한 길은 이화 석천로 도로 옆의 길을 따라서 기아 자동차 북측으로 돌아서 간다. 공장 외곽으로 작은 산이 자연스럽게 자동차 공장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화 석천로 도로 옆의 농로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으면 도로 옆의 갓길을 따라 걷는다. 길은 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서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보금산 자락의 작은 고개를 넘어간다. 고개를 넘어가면서 길도 우정읍 이화리에서 석천리로 진입한다.

 

야구장과 축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아 스포츠 센터 앞을 지난다.

 

기아자동차 직원들이 출퇴근 시 오가는 길목을 지나면  길은 석천리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구릉지에 거주지와 농지가 혼재되어 있는 동네이다.

 

띨뿌리길이라는 길이름이 등장하며 길은 석천리에서 매향리로 넘어간다. 한때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사연이 있는 동네이다.

 

매향 4리 마을 회관을 지난 길은 서쪽으로 이동하며 마을길을 벗어나 들판으로 나간다.

 

수로를 따라서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길에서는 정면으로 8개의 유소년 및 여성 야구장이 몰려 있는 화성드림파크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새들을 쫓아다니는 것인지 아니면 새들이 우리를 쫓아다니는 것인지 논바닥에 앉아 쉬던 철새들은 인기척에 후드둑 날아가 버린다. 

 

북서쪽으로 논길을 걷던 길이 잠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산업단지의 공장을 보면서 걷게 된다. 이 근처에 오면 52만 평에 달하는 주행시험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른 공장들이 막고 있고 인근에 가더라도 높은 울타리 때문에 내부를 볼 수는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야구 테마 파크라는 화성 드림파크를 지나서 평화 생태 공원으로 향한다. 한국 전쟁 이후 2005년까지 미 공군의 사격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이었는데 사격장이었던 곳에 유소년 야구장과 평화 생태 공원을 만든 것이라 한다.

 

길은 매향리 평화 기념관을 지나 해안으로 나간다. 벤치에 앉아 쉬면서 잠시 수많은 시간을 폭격의 소음 속에서 살았던 이곳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해 본다. 가슴을 철렁거리게 하는 소음을 꾹꾹 참아왔던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일어난 것은 1988년으로 1987년 민주 항쟁이 주민들이 마음을 먹게 한 계기라고 한다. 2000년 오폭 사고, 2002년 미군의 여중생 압사 사고, 미군 범죄 사건들, 한국전쟁 당시의 미군 학살 사건 등이 떠오르며 여론이 움직인 것도 있지만, 주민들의 실상을 깨달은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폭격장인 농섬에 들어가 점거 시위를 하는 등 많은 이들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상상 속에서는 어디에선가 쌕쌕하는 전투기 소리와 함께 폭탄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을 가로지르면 해안으로 나간다.

 

728x9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