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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를 지나 아산시로 들어온 서해랑길은 아산시의 유일한 서해랑길 코스인 84코스를 걷는다. 인주 산업단지를 벗어난 길은 인주면 읍내를 가로지르는 것으로 시작하여 논길의 수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신성리부터는 34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원래의 서해랑길은 공세리 성당 인근을 지나며 국도와 고속도로를 차례로 지나지만 인주면에서 숙소를 잡지 못하고 국도 인터체이지 인근의 모텔에서 하룻밤 쉬어 가다 보니 자연스레 국도와 나란히 가는 마을길을 통해 이동하게 되었다. 34번 국도가 지나는 신안교 다리 아래에서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백석포 2리 마을회관을 거쳐 아산호 강변으로 나간다. 이 과정에서 아산시 영인면으로 넘어간다. 이후로는 강변길을 걸어 끝자락에서 아산시 둔포면을 거쳐 둔포천을 건너면서 평택시 팽성읍 노양리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인주 산업단지 입구에 해당하는 인주 공단 교차로에서 문방 1교 다리 아래로 국도를 통과하며 코스를 시작한다.
인주 읍내로 들어온 길은 도로 뒷골목을 통해서 이동한다. 이곳에 있는 모텔이 규모가 있는 곳이라 딱히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쉬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방이 없다고 한다. 82코스와 83코스를 이어서 걸었던 상태라 다른 쪽으로 이동하기에는 무리였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시간이라 일단 저녁 식사를 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읍내 식당에서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를 끓인 찌개로 식사를 하면서 검색하니 공세리 교차로 인근에 숙소가 있었고 서해랑길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고 숙소 앞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계속 따라가면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는 나름 괜찮은 경로였다. 오늘 걸은 양이 많아서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지만 저녁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한 덕택인지 3.5Km 정도 야간 걷기 할 수 있는 힘도 생겼다. 읍내의 밀두교를 건너면서 읍내를 빠져나가 수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수로를 따라 걷는 농로의 풍경은 황혼에 젖어들고 있는 들판 모습이다.
황혼에 물든 들길을 가로지르면서 인주면 밀두리를 벗어나 신성리로 들어간다.
붉게 물든 황혼의 하늘을 나는 철새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감상에 빠진다. 찰나 같은 황혼의 때, 내 삶의 황혼 때에는 과연 평화과 감사가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세상사에 흔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고 있는 신성리 마을길을 가로질러 국도변으로 나간다.
34번 국도 서해로로 나오니 이제는 해가 져서 컴컴하다. 신성리 마을 앞의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서 국도와 나란히 가는 마을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굴다리로 국도 아래를 통과하면 만날 수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 잘 쉬었다가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국도변의 오래된 모텔이었지만 저렴하고 나름 나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숙소 앞의 마을길을 따라서 계속 동쪽으로 이동한다. 길은 인주면 공세리에서 모원리로 넘어가고 익산-평택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서 공단 앞 도로를 걷는다.
34번 국도 장영실로와 나란히 가는 공단 앞 도로는 휴일이라 조용하다.
이제 국도가 지나는 신안교 아래를 통과한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주천교 다리를 건너면서 아산시 인주면에서 영인면으로 넘어간다.
아산천을 건너서 영인면 백석포리로 넘어온 길은 백석포 2리 마을 회관으로 향한다. 서해선 철도가 지나는 다리 아래를 통과한다.
길은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백석포 2리 마을 회관을 지나서 강변으로 나간다. 마을이름처럼 예전에는 아산만 바다를 통해서 배가 오가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아산만 방조제로 바다는 막히고 마을 앞은 간척지로 변한 곳이 되었다. 백석포는 조선 말기 청일 전쟁 당시에 청나라 군대가 상륙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을 빠져나가 아산호 강변으로 나가는 길은 서해선 철도를 바라보면서 걷는다. 파란 하늘, 노란 철교 교각, 빨간 철도 차량까지 우연히 만난 그림이 아름답다.
쓰레기 흔적이 남아 있는 전깃줄만 없었다면 더 좋은 그림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최근에 개통한 서해선 철도 차량을 목격한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아산호 호수를 향하여 간척지 논길을 가로지르는 길은 자연스레 다시 서해선 철도를 보면서 걷는 길이다. 북쪽으로 걷는 길에서는 멀리 아산만 방조제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온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 잠시 쉬어 가던 철새들은 인기척에 놀라 후두득 날아오른다. 우리가 놀라게 한 것도 아닌데 괜스레 억울한 느낌이 든다.
아산호 강변으로 나온 길은 서해선 철교 아래를 통과하여 북동 방면으로 강변을 걷는다. 강변으로 차박으로 캠핑하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산호 강변을 걷는 길은 남쪽으로 광활한 간척지를 보며 걷는 길이다. 아침 태양이 열심히 충전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북쪽으로 아산호를 보면 걷는데, 호수 너머로 멀리 안중 시내의 아파트 단지들도 시야에 들어온다.
강변을 따라 걷고 있는 길은 아산호에서 모래를 준설하는 현장을 지나서 간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를 꾸준히 준설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길은 영인면 백석포리에서 구성리로 넘어간다.
아산 취수장을 만나면 구성리와 창용리 사이의 수로를 건너기 위해서 남쪽으로 길을 돌아서 간다. 이런 곳을 만나면 걷는 이들을 위해서 수로를 건너는 작은 인도교 하나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수로를 건너기 위해서 남쪽으로 돌아가는 길은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길이다.
수로를 건너서 영인면 창용리로 들어온 길은 다시 수로를 따라 북쪽 아산호 강변으로 나간다. 쉬고 싶은데 강변길에서는 마땅히 쉴 곳이 없다. 벤치라도 하나 있으면 엄지를 치켜세울 텐데 엉덩이 붙일 장소가 없다. 앉아 쉴 곳을 찾으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걷다 보면 코스 끝까지 가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수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여 강변에 도착하니 멀리 다음 코스로 걸어갈 평택 국제 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캠핑족으로 북적이는 강변을 걷다 보면 창용리의 또 다른 수로를 건너기 위해서 다시 남쪽으로 돌아간다. 남쪽으로 이동한 길에는 아산에 자리한 대선제분, 삼양사 같은 대형 밀가루 제조 업체들의 공장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곧게 자란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쌀조개섬을 앞을 지나면 아산호의 강변길도 거의 끝나가고 아산시 영인면에서 둔포면 신남리로 넘어간다. 아산시 북쪽 끝자락이다.
아산호 강변길을 따라 올라온 서해랑길은 우회전하여 둔포천을 따라 가는데 43번 국도가 지나는 신둔포천교 다리를 앞두고 짧았던 아산 구간의 서해랑길을 마무리하고 평택시로 넘어간다.
둔포천을 건너면 전라남도에서 시작했던 서해랑길은 드디어 전라북도와 충청남도를 지나 경기도로 진입한다.
둔포천 하구에서 아산호를 바라보고 있는 곳에 위치한 평택시 팽성읍 노양리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송전탑만 아니라면 기가 막힌 절경을 가진 곳인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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