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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항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27코스는 죽변리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길을 시작한다. 죽변항과 죽변 등대 공원을 지난다.
울진 화성리 향나무도 수령이 5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이지만 이곳 후정리 향나무도 500년 수령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이다. 바닷가 해안 도로 옆에 있으면서도 푸른 잎을 자랑하는 모습이 건강해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울릉도에서 떠내려온 나무라고 한다.
죽변항 표지판을 따라서 항구로 들어간다. 죽변항은 국가 어항으로 해군 부대도 주둔해 있다.
"죽변항에 잘 왔니더"하는 사투리로 죽변항을 안내하는 항구 안내판이 정겹다. "핵교 댕개 오겠심더, 집에 갈랍니더, 밥뭇심더"하는 ~더로 끝나는 경상도 사투리들이 나름 정겹다. 우리는 해안 스카이 레일, 후정 해수욕장, 드라마 세트장 방향으로 향한다.
항구 바깥은 파도도 거칠고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죽변항 항구 내부는 내리는 비 때문일까? 오가는 배도 없고 평온하다. 죽변이 대나무가 많은 해안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지만 항구 쪽에서는 대나무를 볼 수 없고 죽변 등대 쪽의 "용의 꿈길"이라는 이름의 산책길로 가야 조릿대 숲을 만날 수 있다.
해파랑길 표식을 따라서 항구 끝으로 계속 이동한다.
죽변항 끝으로 오니 죽변항의 엄청난 규모가 더 느껴진다. 대표적인 대게 산지답게 항구에는 대게 자망 그물을 담은 포대들이 쌓여 있다.
죽변항 방파제 바깥으로는 파도가 매섭다.
비가 굵어지자 우리는 해안 스카이 레일 승차장 옆에 있는 고궁이란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카페에 들어간 일이 거의 없었는데 비도 굵어지고 손도 꽁꽁 얼었으니 우리 부부에게 이런 일도 있다.
따뜻한 카페에서 신발을 벗어보니 이미 축축하게 젖은 상태고 시린 손은 한참이 지나야 녹기 시작했다. 바다를 향해있는 창문 밖으로는 너울성 파도가 갯바위를 때리면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동해안에서 호미곶 다음으로 툭 튀어나온 죽변곶 끝 자락에 있는 곳이니 파도가 매섭게 몰아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파도를 편안하게 구경하고 있으니 이 또한 신선놀음이다.
카페에서 한참 동안 몸을 녹인 우리는 다시 비를 맞으며 길을 이어간다. 죽변 해안 스카이 레일 주차장을 가로질러서 해안 산책길로 들어간다.
바위틈에 올려놓은 사람들의 손길을 보니 나도 저들처럼 조약돌 하나 놓을까? 하는 유혹이 훅하고 찾아온다.
날씨는 흐리지만 바다와 언덕으로 이어지는 산책길로는 절경이 이어진다.
등 뒤로는 하얀 파도가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리 오라고 유혹하는지 헷갈리게 한다.
깔끔하게 정비된 숲 속 산책길은 비를 맞아 더욱 아름답다. 바닷가 바로 옆에서 보는 바다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매서웠지만 올라와서 보니 파도는 그저 넘실 거리는 듯하다.
조릿대가 둘러싸고 있는 죽변 등대. 1910년에 울진 지역 최초로 세워진 유서 깊은 등대다.
죽변 등대 주변으로는 조릿대가 무성하다. 죽변이라는 이름이 붙은 배경이라고 한다.
산책길을 이어가다 보니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죽변 해안 스카이 레일의 경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트 해변, 봉수항을 거쳐 후정 정류장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2004년 방영된 "폭풍 속으로"라는 드라마 세트장이 절벽 위에 멋지게 서 있다. 김민준, 김석훈, 송윤아 배우가 등장하는 드라마로 김민준과 김석훈의 아버지가 고래잡이를 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해외 촬영도 있었지만 이곳을 포함하여 부산, 거제 등의 바닷가 도시가 촬영지가 된 모양이다. 세트장의 이름도 있는데 "어부의 집"이다.
왜 이 산책로의 이름이 "용의 꿈길"인지를 산책로 끝의 조형물에서 알게 된다. 해안 암초 사이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도 있고, 죽변곶이 용의 꼬리처럼 생겨서 붙인 이름인 모양이다. 그래서 죽변곶을 용추곶으로도 부른다.
세트장이 있는 해변을 하트 해변이라고도 부르는데 해안 모양이 하트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등대길은 담벼락도 이쁘게 만들어 놓았다.
해파랑길은 등대길에서 좌회전하여 죽변리 읍내로 들어간다.
울진군 죽변면 보건소를 지나 읍내로 나오면 약국 사잇길로 직진하여 마을길로 들어선다.
죽변리 마을길은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이제는 이런 오르막에도 헥헥거린다. 에효~~~
후정리에서 시작한 해파랑길 27코스를 죽변리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후정리로 넘어간다. 언덕 위에서 새롭게 생긴 도로를 통해 바라본 죽변항의 모습이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코스 시작점 인근에 있었던 후정리 천연기념물 향나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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