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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리를 떠나 7번 국도로 나온 해파랑길은 국도변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를 걷다가 장사 상륙 작전 전승 기념 공원과 장사 해수욕장을 들러 예쁜 해안길을 가진 부흥리에 이른다. 가는 길에 서퍼들이 좋아하는 부흥리 해수욕장도 지난다.

 

원래의 해파랑길보다 먼저 해안으로 들어가니, "아 학도병들이여!"라고 적혀있는 장사 상륙 작전 전승 기념관이 보인다. 2차 세계 대전의 전세를 뒤집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연합군은 프랑스 노르망디가 아닌 파 드 칼레와 노르웨이 해안으로 독일군의 시선을 빼앗는 포티튜드 작전을 수행하는데 이렇게 적을 속이기 위한 것을 양동 작전이라 한다. 한국 전쟁에서도 전세를 뒤집은 인천 상륙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양동 작전이 있었는데 인천의 정 반대편인 바로 이곳 영덕의 장사 해변이 북한군 2군단의 후방을 교란시키기 위한 양동 상륙 작전이 수행된 곳이다.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배는 실제 배는 아니고 당시 이곳에 상륙한 LST 상륙함 문산호의 모양을 복원한 것이다. 통상 해군에서 사용하던 퇴역함을 전시관으로 사용하는데 이곳의 문산함은 전시관을 위해서 새롭게 만든 모형배인 것이다. 실제 LST 함을 경험하는 장소는 아니다.

 

배 모형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전승기념관은 유료 입장이다. 기념관 앞에 조성된 기념 공원을 둘러본다. 문산함 모형과 같은 LST 함은 부두 시설이 없는 해안에서도 군인뿐만 아니라 탱크도 내릴 수 있는 배인데, 이곳 전시관의 모델인 문산함은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사용했던 것을 우리나라가 구매하여 수송선으로 사용하다가 전쟁이 터지자 다시 군용으로 징발했던 것이라 한다. 문제는 장사 해변에 국군을 상륙시킬 당시에 태풍이 몰아치면서 배가 바다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접안도 못하면서 좌초되어서 결국 배를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1991년에 들어서 당시 문산함은 장사 앞바다에서 난파선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공원을 둘러보며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병사들조차 연합군과의 대규모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줄 알았을 정도로 비밀하게 수행하던 작전은 국군 772명 중에 718명이 16세~19세의 학도병이었다.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한 상륙 작전에서 장사 상륙 작전은 그야말로 인천 상륙 작전의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제대로 접안도 하지 못한 배에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탄에 죽은 이도 있었지만 파도에 휩쓸려 생을 달리 한 이도 있었다. 달랑 3일 치의 식량을 가지고 배에서 내렸지만 그마저도 물에 젖은 식량을 가지고 이들은 6일간이나 국도 7호선을 통한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한다.

 

잠깐의 공격으로 적의 이목을 끈 다음에 후퇴하면 작전은 성공인데 적의 이목을 끌기는 했지만 철수할 배는 좌초했고 통신은 불가능했다. 다행히 아군 정찰기에 발견되어 LST 함 조치원호가 투입되는 철수 작전이 진행되었지만 미국의 지원 사격에도 불구하고 맹렬한 북한군의 공격 때문에 39명의 인원을 태우지 못한 상태에서 배를 출항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장사 상륙 작전 과정에서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했다. 군번 없는 병사라는 학도병은 의용병, 학도 의용병으로도 불렀는데 학도병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려온다. 후방에서 간호병으로 일한 여학생, 기타 후방 임무에 투입된 학도병도 그렇지만 최전방에서 꽃 다운 나이에 사람을 죽이는 현장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 전쟁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

 

기념 공원에서 바라본 장사 해수욕장의 모습이다. 고운 모래의 아름다운 해변도 가졌지만 주변 환경도 깔끔하게 정돈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해변 원두막에서 잠시 쉬었다가 길을 이어간다.

 

깨끗한 장사 해수욕장은 인근에 동해선 장사역이 있어서 포항역을 통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이 깊지 않은 해수욕장에서는 누구나 조개 잡이도 할 수 있다고 한다. 해안가 솔숲으로 만들어진 산책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누가 70여 년 전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고 상상이나 하겠는가? 곱디고운 모래사장이 그리울 것 같다.

 

장사 해수욕장 바로 옆으로는 7번 국도가 지나는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국도를 횡단할 수 있는 지하보도도 만들어져 있었다. 해파랑길은 국도변 인도를 통해서 부흥리를 향해서 간다.

 

장사 해수욕장에서 부흥리로 가는 인도의 가로수는 굵은 소나무고 부흥리 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길도 가로수가 좋다. 가로수도 좋은 풍경에 일조하는 동네다. 정말 나무는 후대에 물려줄 훌륭한 자산이다. 

 

부흥리 해수욕장 천막에 장사 해수욕장 이름이 적혀 있는 것처럼 부흥리 해수욕장과 장사 해수욕장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다만 이곳은 서퍼들이 좋아하는 파도가 있어서 평일 오전인데도 서핑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모래가 몸에 달라붙지 않는 모래라고 한다. 굵은 자갈도 없고 조개 부스러기도 없는 자갈이 부서져 만들어진 모래라는 것인데 모래를 만져 본 사람들은 어떤 모래인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모래다.

 

서핑을 가르치는 사람은 해변에서 의자에 앉아 서핑하는 이들을 유심히 바라보면 자세를 교정하라고 소리치고, 배우는 사람들은 알았다고 손으로 표시하거나 큰 소리로 답변하는 광경은 여기에서 처음 보았다. 바로 옆에서 가르치는 줄만 알았는데....... 이곳에 서핑을 배우기에 좋은 환경을 가져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부흥리 해수욕장을 지나면 원래의 해파랑길은 국도 7호선이 지나는 다리 아래를 통과하여 뒤쪽에 있는 다리를 통해서 장사천을 건너서 돌아가야 하지만 그 순간 이곳에 나들이 나온 어떤 사람들이 개천과 바다가 만나는 모래턱을 건너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어! 좋은데 하면서 우리도 그들처럼 해변의 모래턱을 따라 하천을 건넜다. 하천의 물의 양이 많지 않아 다행인 순간이었다.

 

나들이 나오신 분들은 부흥리 마을 앞 갯바위 앞에서 인증숏을 남기셨는데 바위가 마치 초 미니 금강산 같다.

 

해안길로 나온 우리는 부흥리 방파제를 지나 부흥리 해안 마을길로 길을 이어간다.

 

쓸모없는 마을 담벼락 언덕이 훌륭한 예술작품의 전시 장소가 되었다. 낚시하는 소년과 고래의 모습이 환상 속에 있는 느낌이다.

 

아름답게 꾸며놓은 공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오래 유지되었으면 한 가지 바람이었다. 다행인 것은 이곳 벽화는 나름 오래가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 타일 벽화였다. 부흥리의 또 다른 이름은 부흥리 벽화마을이다. 이런 방호벽을 비롯해서 마을 곳곳에 벽화를 그려 넣었다.

 

발전기가 아닌 작품으로서의 바람개비. 밤 조명이 밝혀지면 이곳도 별천지로 변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부흥리를 계속 걷다 보면 나들이객에게 선사하는 여러 포토존이 이어진다. 옆지기도 저 물고기 눈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한컷을 남겼다.

 

철제 프레임과 갈매기로 인증숏을 남길 수 있는 곳. 부흥리 벽화 마을은 여러모로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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