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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공항(KLIA2)에서 환승하는 항공편을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은 역시 환승 대기 시간이다. 환승 시간을 짧게 하면 최대한 빠르게 목적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승 전 항공기가 지연 출발하거나 연착이라도 하게 되면 100미터 달리기를 해야 하거나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을 대처해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환승 시간을 길게 잡으면 말레이시아가 무비자 입국을 할 수 있는 나라이므로 시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내 여행을 이미 다녀와서 별 흥미가 없거나 몸이 힘들거나 입국 심사 후 재출국 과정이 귀찮은 경우에는 공항 출국장에서 시간을 힘들게 보내야 할 수밖에 없다. 식당과 카페도 있고 패스트푸드점도 있어 수다 떠는 것으로 시간을 때울 수도 있고, 의자에서 그 흔한 노숙자처럼 노숙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경우에는 환승 호텔이나 이것과 유사한 휴식 시설을 선택하는 것이 추천할만하다.
출국 심사를 마치거나 환승 심사를 마치고 출국장 면세점에 들어서면 휴식 공간으로 3가지정도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옆지기와 둘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한 가지는 캡슐 호텔이었는데 혼자라면 검토해 볼만한데 옆지기와 함께 였으므로 캡슐 호텔은 제외했다. 가격도 싸지는 않았다. 또 하나는 가족 단위의 승객들도 많이 들어가던데 샤워도 할 수 있고 식사와 간식거리도 제공하는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 웰니스 스파가 있었는데 가격도 그렇고 둘이서 조용히 휴식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근처에 있는 사마 사마 익스프레스(Sama Sama Express)로 들어 갔다.
조건은 6시간 방 1개를 사용하는데 210링깃이었다. 우리 돈으로 6만 원가량이었지만 둘이서 아주 조용하게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는 최상이었다. 여권을 보여준 다음 콜 타임을 알려주고 카드키를 받아 들어갔다. 나중에 약속한 시간이 되니 구내전화로 호텔 모닝콜처럼 연락을 해주었다.
환승 호텔에 식당도 있었지만 우리는 숙박만 하겠다고 했다. 깔끔한 복도를 지나 방을 찾아가는데 조용했다. 나중에 방을 나올 때는 다른 방인지, 복도 인지 모르겠지만 바깥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조용한 편이었다. 완벽한 방음은 아니라는 소리......
객실은 나름 깔끔했다. 샤워도 하고 TV에서 무슨 말인지 모르는 이곳 말을 들으며 잘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새벽 일찍 긴장하며 출발하느라 피곤했던 몸을 잠시 쉬게 한다.
환승 호텔에서 나온 우리는 이번 여행 마지막 식사를 했다. 스프링롤과 대만식 소고기 국수, 간이 세기 했지만 먹을만했다. 다음 여행 때도 이곳을 들를 것 같은데 그때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혼자라면 의자에 누워 노숙도 좋지만 그런데 우리는 왜 수다가 없을까? ㅎㅎ 수다가 있으면 감자튀김 하나 놓고도 몇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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