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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드룩-촘롱-뱀부에서 이어지는 ABC 트레킹 3일 차는 데우랄리(Deurali, 3,230m)까지 걷는 것으로 6.39Km로 길지 않은 경로이지만 고도가 3천 미터를 넘기는 지점이라서 조금은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경사가 급한 부분이 조금 있지만 전체적으로 계곡을 따라서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포리지와 삶은 계란으로 가볍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온 저희를 맑은 하늘이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계곡 속에 자리한 산장이라 산 그림자가 여전히 해를 가리고 있지만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최상의 날씨를 마음껏 즐기며 걸을 수 있을 듯합니다. 드디어 3천 미터 고도를 넘기는 날인 만큼 나름 긴장감도 있기는 하지만 길지 않은 거리를 걸을 예정이므로 마음의 부담은 적습니다.
뱀부(Bamboo)의 고도가 2,310m 정도이지만 산장 주변의 풍경을 보면 물도 풍부하고 나지막한 동네 산이나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느낌입니다. 산장 초반에서 숲길을 걷습니다.
이른 아침 숲 속에서 바라 보이는 마차푸차레가 이곳이 히말라야 임을 일깨웁니다.
작은 계곡을 건너는 작은 통나무 다리도 조심조심 건넙니다. 이런 작은 통나무 다리조차도 우기에 건널 것을 생각하면 아찔해지는데, 왜 10월, 11월이 피크 시즌인지 공감하게 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전 8시가 넘어가는 시간, 산 그림자가 산 아래로 조금씩 더 빠르게 내려오고 있고 계곡 저편 우측의 마차푸차레도 점점 더 밝게 보이며 숲길을 걷는 걸음에 이따금씩 상쾌한 풍경을 전해 줍니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한 포터들은 무거운 건축 자재를 이마 끈 하나에 의지하여 산 위로 한 걸음씩 운반해 갑니다. 무거운 짐을 운반하고 있는 포터를 지날 때는 "나마스떼"하며 인사를 건네기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뱀부에서 도반과 히말라야를 거쳐 데우랄리로 가는 길은 수량이 풍부한 지역답게 산 곳곳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곳곳이 폭포입니다.
뱀부에서 도반(Dovan)으로 가는 길은 숲길이 이어져서 그야말로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느낌입니다.
뱀부에서 2.53Km를 걸어 도반(Dovan, 2,505m)에 도착했습니다. 촘롱에서 뱀부로 오는 길에 한 단체 여행객을 이끌고 있는 가이드 한 분을 만났었는데 그분들은 어제 도반에서 묵는다고 하셨습니다. 이곳에서 히말라야까지 2시간, 데우랄리까지는 4시간 30분이라는 표지판 안내가 있습니다.
저희는 무리하지 않는 걷기를 위해서 촘롱-뱀부-데우랄리로 계획을 세웠지만 도반(Dovan)도 산장이 여러 개라서 촘롱-도반-MBC로 여정을 잡는 분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도반 산장에서 바라보는 마차푸차레의 모습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마차푸차레의 모습이 신성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도반을 얼마 지나지 않은 거리에 있는 다리의 모습입니다. 대나무 숲이 계곡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작은 다리이지만 계곡 아래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입니다. 계곡물이 불어 물에 휩쓸리기라도 한다면...... 아찔한 광경입니다.
이런 다리는 누군가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다리이죠. 양쪽 둑으로 돌을 단단히 쌓아 올리고 가로지른 커다란 통나무 사이로는 작은 가지와 흙을 쌓는 등 손이 많이 가는 다리였습니다. 그래야 당나귀들도 안전하게 지나갈 테니까요.
시퍼런 하늘을 배경으로 흔들 거리는 댓잎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오전 9시를 바라보는 시각, 산봉우리의 여전한 산 그림자와 정글과 같은 숲의 모습은 이곳이 얼마나 깊은 계곡 인가를 짐작케 합니다.
고봉들이 양쪽으로 즐비하게 솟아 있는 깊은 계곡길을 걷지만 이따금씩 만나는 작은 물줄기가 만들어 놓은 물길은 오랜 세월의 흔적과 함께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합니다.
작은 계곡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저희는 폭포가 있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촘롱 이후의 ABC 트레킹은 지도나 GPS 어플이 없어도 목적지까지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가끔씩 나오는 갈림길에서는 어디로 가야 하나 주저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갈림길 들은 잠시 후면 다시 만나기 때문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폭포로 가는 길의 모습입니다. 폭포 근처라 습기가 많은 지역이라는 특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누군가 폭포에 "108 Chahara"라는 이름을 붙여 놓기는 했는데 폭포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수많은 물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펼치는 모습입니다.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산에서 떨어지는 아름다운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나이아가라와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숲 속을 걷거나 바위길 아니면 돌계단을 걷는 트레킹 여정에서 독특한 뷰를 선물로 받는 그러한 장소입니다.
폭포 끝자락에는 "Shree Pozenhem Baraha temple"이라는 작은 사원이 있는데 영어로 용변을 보거나 화장지를 버리지 말고 아름다운 장소를 지켜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여행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 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폭포를 지나면 폭포 앞에서 갈라졌던 갈림길이 다시 합류하고 또 걷다 보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다가 다시 갈림길을 만나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다시 하나로 만나게 됩니다.
가파른 계단을 지나 눈을 들어보면 보이는 맑은 하늘은 몸은 땀으로 범벅이고 숨은 거칠어지지만 그 가운데서도 평안을 주는 에너지입니다. 이런 길을 흐린 하늘과 컴컴한 안갯속에 걷는 다면! 상상만 해도 지칩니다.
저희와 한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인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청년들. 친구들끼리 산을 찾은 모양인데 친구들끼리 으쌰 으쌰 모여서 걷는 것이라 조금은 시끌벅적하고 자유분방했지만 그들의 즐거워하는 웃음과 젊음의 에너지는 보기 좋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단체로 오신 분들은 마치 군대처럼 줄지어 조용히 걷는 모습이 질서는 있지만 어딘가 극기 훈련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무튼 어떤 모습이든 이 산을 나름 즐기면 되는 거죠.
멀리 계곡 좌측으로 히말라야 산장이 보입니다. 이곳도 두어 개의 산장과 헬기 착륙장이 있는 곳입니다.
드디어 히말라야(Himalaya, 2,920m)에 도착했습니다. 데우랄리까지 1시간 30분이라는 표지가 있습니다. 히말라야 이후 30분 정도의 구간은 낙석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표지도 함께 있습니다. 히말라야는 8천 미터가 넘는 고봉들을 품고 있는 산맥 이름이지만 이곳은 히말라야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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