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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모니 시내 둘러보기가 끝나면 생 미셸 성당(Catholic Church of St. Michel) 좌측을 통해서 르 브레방(Le Brévent)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갑니다. 약간의 오르막 길을 조금만 걸으면 됩니다. 잘 포장된 길이긴 하지만 오르막인 만큼 가족과 함께 관광 오신 어르신들은 힘들게 오르시더군요.
르 브레방(Le Brévent) 케이블카 승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르 브레방(Le Brévent, 2,525m)까지 왕복하는 티켓을 1인당 33.5유로에 구입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에귀 디 미디 케이블카는 왕복에 63유로이니 거의 절반 가격입니다. 여행 막바지이니 가지고 있던 유로화 동전을 최대한 사용하려고 꺼냈더니 유로 센트는 받지 않고 1유로 동전까지만 받더군요. ㅠㅠ
플랑프라(Gares de Planpraz, 2,000m)까지는 4~6인승 곤돌라 리프트가 연속적으로 산을 올라가고 플랑프라에서 르 브레방까지는 거의 소형 버스 수준의 케이블카가 산 봉우리와 산 봉우리 사이 계곡을 지나는 방식으로 주기적으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플랑프라(Gares de Planpraz, 2,000m)로 올라가면서 바라본 케이블카 승차장과 그 주변 모습입니다.
산을 따라 오르는 곤돌라 리프트의 모습입니다. 곤돌라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훼손 된 산림이 많이 복원된 모습이지만 역시 양옆의 높은 나무들에 비하면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곤돌라(gondola)와 케이블카를 혼용해서 사용했었는데 알고 보니 명확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선 곤돌라나 리프트는 케이블에 차량이 고정된 상태로 순환하는 것으로 차량이 계속 움직이는 상태에서 사람이 승차하게 됩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운하를 오가는 긴 배도 곤돌라라고 하는데 "흔들리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dondolar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사진처럼 차량이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케이블카는 보통 두대의 차량을 운행하는데 한대가 올라가면 다른 한대는 내려오는 방식으로 교차되도록 운행합니다. 차량이 멈춘 상태에서 사람이 승차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르 브레방 케이블카에서는 승무원이 같이 승차해서 문을 열고 닫는 것을 통제하고 안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곤돌라에서 바라본 건너편 몽블랑 방면의 모습입니다. 위압감이 느껴지는 빙하와 흰눈이 쌓여 있는 고봉을 넘고 있는 흰구름까지 그야말로 절경입니다.
곤돌라에서 내리면 통로를 통해서 케이블카 승차장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통로 벽에는 겨울 스포츠의 역사와 곤돌라 및 케이블카의 건설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삭막하기만 할 수 있는 콘크리트 통로가 마치 작은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곤돌라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타기전 플랑프라(Gares de Planpraz)에서 바라본 샤모니 시내의 모습과 건너편 고봉들의 모습입니다. 2,000미터 고도까지 올라오니 시내의 모습은 아득하지만, 건너편 높은 봉우리들은 한층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멀리 두대의 케이블 차량이 교차하면서 한대는 르 브레방을 향해서 가고 있고, 다른 한대는 르 브레방에서 플랑프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한층 가까워진 빙하와 몽블랑을 배경으로 르 브레방에서 출발한 케이블카가 승차장으로 들어 오고 있습니다. 저 차량에서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나면 저걸 타고 저희는 르 브레방으로 올라갑니다.
케이블카가 산과 산사이를 아찔하게 가로질러 올라가는 모습에 그저 아! 하는 탄성만 나옵니다.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저희 바로 뒤에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두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도 케이블카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직원인 모양인데 이들도 일을 하면서 틈틈이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드디어 케이블카에 승차했습니다. 곤돌라의 경우는 관리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반면 케이블카는 차량에도 승무원이 타고 있고 승차장에도 여러 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저희처럼 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들도 조금 있었고, 자일과 안전모를 가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자일과 안전모의 용도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만나는 풍경으로 이제 곧 만나게 됩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샤모니의 풍경은 거칠 것 없는 독특한 스카이뷰를 선사합니다. 곤돌라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맛입니다. 르 브레방 케이블카를 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케이블카는 멀리 플랑프라(Gares de Planpraz)를 뒤로하고 르 브레방을 향해 거침없이 올라갑니다.
플랑프라 위쪽 언덕에서 패러 글라이더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샤모니 하늘을 수놓는 패러 글라이더의 출발지가 바로 이곳입니다. 패러 글라이딩을 체험하고 싶다면 지상 매표소 바로 앞에 있는 가게에 가면 신청을 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15만 원대입니다. 패러 글라이딩 자격이 있어 샤모니 하늘에 둥둥 떠서 이곳저곳을 한참을 다녀 본 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고도가 좀 더 오르니 산에 지그재그로 생긴 길이 독특하게 보입니다. 지상의 매표소 앞으로 연결되는 길입니다. 성능 좋은 지프가 있어도 저길 을 오르내리는 것은 그 자체로 모험이겠다 싶습니다.
케이블카가 르 브레방 근처에 이르자 저희는 자연스레 아아! 하며 탄성을 내뱉게 하는 광경을 만나게 됩니다. 거의 90도에 가까운 깎아지른 절벽도 절벽이지만 그 절벽에 사람들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인공 구조물을 오르는 스포츠클라이밍과는 다른 세계이죠. 불같은 성정에 당장이라도 뛰어내려 가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심장을 자극을 자극합니다. 물론 몸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문제가 있지요.
우리나라의 북한산 인수봉과 같은 곳에서 암벽을 타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지만 이런 거대한 암벽을 타는 사람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사진으로 다시 보아도 가슴이 떨리는 모습입니다.
저들의 심장은 호수일까요? 깎아지른 절벽 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며 동료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그저 생경스럽습니다.
2,525미터 르 브레방(Le Brévent)에 도착했습니다. 원래의 TMB 경로도 이곳을 지나갑니다. 역 시계 방향으로 TMB를 도는 경우 12일째 마지막 코스로 이곳을 거쳐서 레 우슈로 가게 됩니다.
샤모니 반대 방향 쪽의 모습입니다. 고도가 높다 보니 대부분의 눈이 녹기는 했지만 곳곳에 잔설이 남아 있습니다.
드디어 하얀 봉우리라는 의미의 몽블랑을 제대로 조우합니다. 몽블랑으로 이어진 거대한 빙하는 몽블랑이 입은 갑옷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구름 밖으로 나왔다가 구름에 가려진 몽블랑. 날이 흐려서 구름이 더 많거나 안개라도 끼었으면 볼 수 없었을 광경을 마음껏 눈에 담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승차장 뒤쪽으로 올라가면 산 정상에서 더 좋은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몽블랑(Mont Blanc, 4808.73m)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을 이탈리아에서는 몬테비앙코(Monte Bianco)라 부른 답니다.
산 정상에 오르면 아주 작은 대피소와 같은 건물이 하나 있고 나무 의자도 있는데 그곳에 앉아서 동서남북으로 뻥 뚫린 풍경을 바라봅니다. 샤모니 시내에서 구입한 과일을 먹으며 경치 구경을 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습니다.
동서남북으로 한참을 경치 구경하고 있는데 배낭을 멘 중년의 한국인 남성 한분이 혼자서 셀카로 기념사진을 찍으시더니 저희에게 한국인이냐고 말을 걸으시더군요. 여행 중 처음으로 한국인과 대화를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저희처럼 레 우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시작했고 이곳 르 브레방을 거쳐서 레 우슈에서 걷기를 마무리한다고 하셨습니다. 엄청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저희야 7일의 짧은 일정으로 중간 생략한 곳도 많고 오늘도 이곳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지만 그분은 전체 경로를 걸으신다고 하시면서 저희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나이롱"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 말을 들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모두 다 나름인 것이죠. 환상적인 풍경과 어려움을 이겨낸 보람찬 경험 속에서 걷기를 즐겼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자랑하려고 트레킹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산 정상에서의 바라보는 경치도 좋았지만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볼거리는 패러 글라이딩이었습니다. 글라이더 조정수와 고객이 함께하는 글라이더도 있었지만, 그냥 혼자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은 2,500미터의 고도보다도 훨씬 높게 마치 몽블랑 높이까지 올라겠다는 각오 인양, 상승 기류를 타고 고도를 계속 올리더군요. 내려가는 낙하산만 보다가 새 처럼 하늘을 올라가는 것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알고보니 패러 글라이더는 프랑스의 한 산악가가 낙하산을 개조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산을 올라 정상에 오르면 늘 생각나는 것이 패러 글라이더였습니다. 20Kg 정도의 장비이고 10미터 정도의 달릴 공간만 있어도 이륙할 수 있으니 이곳에서 뛰어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입니다.
르 브레방 산 정상에서 보는 또다른 볼거리는 조금 전 케이블카에서 만났던 클라이밍이었습니다. 절벽을 타고 바로 브레방 정상에 있는 난간을 넘어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인 모양이었습니다. 아주 가까이 에서 자일과 안전모, 클라이머화, 송진 가루 등으로 가볍게 무장하고 암벽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절벽을 모두 오른 남녀 커플이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스멀스멀 오르더군요.
르 브레방 산 정상에서 한동안 신선놀음하며 휴식을 가졌던 저희는 케이블카로 플랑프라(Gares de Planpraz)로 내려와서 스위스 제네바로 출발하는 버스 시간까지 산장에서 편하게 휴식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2천 미터의 고도라 조금은 쌀쌀했지만 커피와 아이스크림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저희 테이블 바로 옆으로는 중동에서 온 대가족들이 전통 복장 차림으로 간식 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또한 독특한 풍경이었습니다.
플랑프라의 산장에서도 몽블랑을 볼 수 있었지만, 나무가 가려서 인지 마치 스위스 시골 마을의 뒷산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역시 몽블랑을 보려면 르 브레방으로 가야 합니다.
플랑프라에서 곤돌라를 타러 가는 통로에서도 여러 사진을 만났는데 흑백 사진으로 만나는 예전의 스키 리프트와 케이블카의 모습은 이거 실화 맞아?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특이했습니다. 마치 도시락 가방 같이 생긴 철제 케이블카 안에서 고급 옷으로 치장을 한 부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특이하다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곤돌라를 타고 산을 내려가면 알프스와도 안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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