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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B 걷기 4일 차의 마지막 걷기는 콩발 산장(Cabane du Combal) 앞 갈림길에서 고갯길을 오르는 등산로 대신 베니 계곡(Val Veny) 따라 라 비자이(La visaille, 1,659m) 버스 정류장까지 도로를 걷는 것입니다. 경사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포장도로를 여유를 가지고 걷는 평화로운 길이었습니다.
갈림길에서 베니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버스 정류장으로 갈 수 있고 좌측으로 오르면 콩발 산장과 호수로 가는 길입니다.
깊은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오후 3시 30분이 지나는 시각, 베니 계곡을 건너는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콩발 산장으로 가는 일련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콩발 산장에서 오늘 밤을 보내고 내일은 세이뉴 고개를 넘는 사람들일 겁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하룻밤을 지낼 저들을 상상해 봅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은 베니 계곡과 나란히 내려갑니다. 매시간 40분에 버스가 출발하니 3시 40분 버스는 이미 불가능하고 4시 40분 버스를 목표로 천천히 걸어 내려갑니다.
콩발 산장(Cabane du Combal)과 미아지 호수(Lago di Miage)로 가는 표지판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버스 정류장을 향해 하산합니다.
여유 있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면서 길가의 야생화들을 만끽하며 걷습니다. 처음 만난 야생화는 독특한 모양의 다육이 종류인 셈퍼비범(Sempervivum, Mountain house-leek) 입니다.
잎 모양은 클로버와 비슷한데 아기자기한 크기의 연보랏빛 꽃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아한 자태를 가진 이름 모를 초롱 모양의 꽃을 가진 야생화.
엉겅퀴 꽃과 유사한 꽃을 만나면 이곳이 한국의 들판인가? 싶기도 합니다.
알프스의 들국화.
잎이며 꽃이며 당근을 닮았습니다.
보랏빛이 도는 클로버 꽃. 우리나라에서는 하얀 클로버 꽃만 보다가 알프스에서는 보랏빛이 도는 클로버 꽃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기품이 있는 노란색의 꽃입니다. 돌밭에서 가느다란 꽃대를 올려 노란 꽃을 피웠는데 꽃 중심에서 카네이션과 같은 톱니 모양의 꽃을 무한정 피워 낼 것만 같습니다.
동물의 방광이나 물고기의 부레를 닮아 붙여진 이름인 부레 끈끈이대나물(bladder campion)과 바로 옆에서 꽃봉오리를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야생화.
커다란 종 모양의 꽃들이 한편에서는 생을 다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또 다른 절정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앙증맞은 데이지 꽃.
한편에서는 꽃이 한창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꽃이진 꽃의 생애 주기가 한 곳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알프스 야생화의 동반자이자 적인 소나 야생 동물이 없는 도로 주변이라 그렇지 않은가 싶습니다.
사람이 발을 디디면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산의 경사면에도 나무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은 위대하기만 합니다.
베니 계곡을 다시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라 비자이(La visaille, 1,659m) 버스 정류장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산을 내려와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커다란 바위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미아지 산장 바로 앞에 라 비자이(La visaille, 1,659m)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베니 계곡(Val Veny) 방면의 버스가 운행하고 내일 이탈리아-스위스 국경을 넘을 곳으로는 페레 계곡(Val Ferret) 행 버스를 타면 됩니다. 쿠르메이유 시내버스 노선도를 볼 때는 어느 방면의 버스 인가와 함께 버스 정류장에 표시된 정류장 번호를 참조하면 편리하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autourdumontblanc.com/amb/allegati/780-it_398.pdf 를 참조합니다. 1인당 2유로에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 기사에게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고 기사분이 일일이 영수증을 발급하기 때문에 승차 과정이 조금 늦은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의외로 버스는 꽉꽉 차서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베니 계곡 캠핑장에서 일부가 하차한 것 빼고는 대부분 쿠르메이유 시내로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TMB 전체 일주를 하는 사람들 외에도 당일치기로 세이뉴 고개나 미아지 호수를 다녀오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었습니다. 드디어 파란만장했던 4일간의 걷기와 산장 생활을 마무리하며 도시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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