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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감격을 안고 산티아고 시내에 들어섭니다. 몬테 도 고조 기념비(Monumento de Monte do Gozo)에서 3Km내외 이긴 하지만 좋은 몸 상태가 아니니 쉬엄 쉬엄 걷습니다.
언덕 주위로 넓게 자리한 몬테 도 고조 공원(Parque do Monte do Gozo)을 빠져 나갑니다. 시내쪽 입구의 모습인데 1993년 대단위 숙소 단지를 비롯해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알베르게는 순례길에서 보아도 상당한 규모인데 1박에 6유로로 8인 1실하는 방들이라고 합니다.
산티아고 시내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110Km가 넘는 거리의 완주를 앞두고 지친 몸뚱아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발걸음은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앞서 걷는 순례자의 얼굴에도 웃음과 기쁨이 가득합니다. 서로 나누는 인사 가운데에서도 기쁨에 들뜬 마음이 묻어 납니다.
계단을 통해서 언덕을 내려와 다리를 통해서 고속도로와 철로를 건너면 N-634 국도를 따라 산티아고 시내를 걷게 됩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역으로 이어지는 철로. 마드리드 차마르틴역까지 운행하는 열차편이 있기는 하지만 6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하고 일정과 잘 맞지 않아 산티아고에서 마드리드로 이동하는 것은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비행기가 기차보다 훨씬 저렴하기도 했구요.
순례자 성전 기사단(EL TEMPLARIO PEREGRINO) 동상.
9세기부터 시작된 순례길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는 도시의 이름에서 콤포스텔라가 직역하면 "별들의 들판, Field of Stars"이란 뜻이라고 하죠. 그래서 도시의 엠블럼을 별로 만든 모양입니다. 철로 만든 도시의 상징물 입니다.
야고보 사도의 문(Porta Itineris Sancti Iacobi). 20세기에 세워진 16.5미터의 조형물로 칸디도 파소스 로페즈(Cándido Pazos López)의 작품입니다.
여러가지 순례길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장소는 콩코르디아 광장(Praza da Concordia) 입니다.
야고보 사도의 문에 부조로 새겨진 20명의 인물들은 유럽에서 문화적 혹은 종교적으로 순례길과 연관하여 함께 했던 주요 인물들이라고 합니다.
산티아고 표지판 앞에서 앞서가던 다른 커플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저희도 부탁해서 한컷 남겼습니다.
산 라사로 교회(Igrexa de San Lázaro). 지금까지 순례길에서 많이 만났던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와는 다르게 1924에 세워진 현대식 교회입니다.
이제 산티아고 시내로 본격적으로 진입합니다. 40~50분 걸었으므로 산티아고 시내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N-634 국도와 파리 거리(Rúa de París)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순례길은 국도를 벗어나 작은 길을 따라 산티아고 대성당을 향합니다.
교차로에 있는 마다순(Madasun)이라는 카페에서 볼일도 해결할 겸 쉬어 갔는데 커피를 시키니 따스한 크루아상을 서비스로 내어 주었습니다. 파리 거리(Rúa de París) 앞에서 유로화 동전 몇개로 저렴하게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폰티냐스 공원(Xardín de Fontiñas) 옆 길을 따라 순례길을 이어 갑니다.
인구 10만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옛 시가지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었지만 이 지역은 재개발되어 아파트들이 즐비합니다. 길 이름도 파리로, 뤽상브르로, 베를린로, 아테네로등 세계 주요 도시의 이름들을 붙였습니다.
폰티냐스로(Rúa das Fontiñas) 한쪽에 입을 벌리고 있는 독특한 두상을 중심으로 수국을 심은 공원이 있었습니다.
마드리드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지방 소도시의 거리를 걷는 기분도 좋습니다.
2013년 세워 졌다는 우루과이의 국민 영웅 호세 게르바시오 아르티가스(José Gervasio Artigas)의 흉상입니다. 우루과이 독립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인물입니다. 스페인이 나폴레옹으로부터 패배하자 스페인에 대항하여 시작한 남미 여러 국가의 독립 운동 중의 하나인 사례인데 그런 인물의 흉상이 스페인에 세워진다는 것이 의아하면서도 대단하다 싶습니다.
재개발된 지역은 각잡힌 아파트와 직선으로 뚫린 도로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미개발 지역의 마을 한쪽 공터는 마을 주민들의 텃밭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외곽 지역 아파트 근처의 공터와 비슷한 모습이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시가지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면서 얼마나 걷다보면 구 시가지를 조금씩 만나게 됩니다.
구시가지로 통하는 산 페드로 길(Rúa de San Pedro) 초입에 세워진 십자가. "다왔다!"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니 가슴이 뛰어서 그런지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 집니다.
산 페드로(Capela de San Pedro) 예배당을 지납니다.
까미노문 광장(Praza Porta Camiño)에 세워진 십자가. 이 주변으로 박물관, 미술관도 있지만 무엇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벽이 있을 당시 성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7개의 성문중 하나인 순례길 문(Porta Camiño)이 있었던 자리로 이제 성 내부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성벽의 흔적도 없지만 옛 순례자들은 성문 앞에 서서 얼마나 감격에 젖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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