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싯다르타", "페터 카멘친트"등 유난히 인상 깊었던 책들 때문일까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다시 만나는 것은 떠나보낸 오랜 벗을 다시 만나는 기쁨만큼이나 책 표지의 저자 이름만 보아도 마음이 설렙니다. "이레" 출판사에서 펴낸 헤르만 헤세의 "정원일의 즐거움"은 글쓰기의 재주는 일천하나 시인도 되고 싶고 소설의 저자도 되고 싶은 필자와 같은이에게는 "교과서"와 같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어 원문이 한국어로 옮겨지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헤세의 여러 시는 운문의 깊이와 시 다움을 보여주면서도 저자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옮긴이(두행숙)의 탁월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원작이 훌륭한 까닭이겠지요. 책의 독특함은 산문과 운문이 조화롭게 엮여 있는 것과 함께 헤세..
헤르만 헤세와의 인연은 청년으로 "데미안"을 만난 것으로 시작되었다. 삶의 무게와 청춘의 고민으로 버거워 했던 그때에 만난 데미안은 읽지 못한 고전을 하나씩 읽게 했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휠씬 이전이고 PC 통신이 삑하는 모뎀 소리와 함께 삶의 탈출구 역할을 하곤 했으나 명작이 가져다 주는 위안 만큼의 묵직함이 있지는 않았다. 데미안 이후 만난 헤세의 책은 "싯다르타" 였다. 강의 흐름 앞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주인공을 그리는 장면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친구들과 호를 만들어 부를 때 내 이름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얼마전 스승의 날 은사님을 뵈러 가면서 서재에서 고른 책이 바로 헤르만 헤세의 "페터 카멘찐트" 였다. 기차 여행이나 전철에서의 독서 만큼 좋은 독서 환경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