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산 자락을 통해 임진성을 오르는 남파랑길 44코스는 기왕산 반대편 배당 소류지 쪽으로 내려와 남구 마을과 북구 마을을 통과하여 상가리 상가 소류지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천황산 임도 걷기를 시작한다. 산 입구에 세워진 한반도 바래길 임진성 코스는 기왕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방식이지만, 남파랑길은 거의 직선으로 산을 가로질러 올라간 반대편으로 길을 내려간다. 휴일인데도 인적이 없다. 우리만 조용하게 걸을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오르막을 헉헉 거리며 올라가야 하지만 기왕산의 높이가 105미터이니 조금 힘들다 싶으면 오르막길은 끝이 난다. 남파랑길 표식과 리본을 따라 숲 속 길을 조심히 찾아간다. 얼마간의 숲 속 오솔길을 지나면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임진성을 만난다. 민관군이 하나가..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2월의 마지막날을 상주 은모래 해변에서 시작하여 어제저녁 공산과 비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은 것처럼 유망산, 산불암산, 천황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어 대량동 마을에 이른다. 어제 휴식을 취한 곳은 소빈 펜션이었다. 어둑해져 숙소에 도착했더니 주인도 없고 건물 전체가 캄캄해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다. 주인과 통화하며 방을 찾아간 독특한 경험이 있었던 숙소였다. 다음날 아침 은모래 해수욕장에 나오니 어제저녁에 본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항아리처럼 둥글게 들어와 있는 해변 앞바다에는 목도와 승치도가 자연 방파제처럼 서있다. 깨끗하게 잘 정비된 은모래 해변을 보니 피서철이면 사람들로 넘쳐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안 솔숲도 일품이다. 웬만한 해수욕장에서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