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3코스는 저지오름을 지나 저지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저지오름을 오르기 시작한다. 닥몰오름, 새오름이라고도 불리는 저지오름의 정상부는 해발 239미터 정도로 경사가 급해서 그렇지 가벼운 걸음으로 지나갈 수 있다. 오름 입구에서 오름 반대편 마을까지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는데 올레길은 산책로에서 정상부 분화구로 올라가 분화구 주위를 한 바퀴 돈 다음 산책로로 다시 내려와 저지 산책로를 통해서 마을로 이동한다. 올레 12코스 일부를 걷고 13코스를 이어 걸은 길고 길었던 오늘의 여정이 끝나가고 있다. 올레 13코스 15.9Km 중에서 13Km 지점이라고 하니 넉넉히 3Km만 더 걸으면 숙소에서 편히 쉴 수 있다. 문제는 옆지기가 너무 힘들어한다. 옆지기가 오기를 기다리며 ..
고목 숲길을 비롯한 여러 숲길을 지나는 올레길 13 코스는 낙천리 마을길을 지나 저지 오름 입구에 이른다. 고목나무 숲길을 지나면서 올레길 13코스는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에서 조수리로 넘어간다. 몸이 지쳐가니 하늘에는 짙은 구름이 많은데 왜 우리는 햇빛을 안 가려 주는 거야! 하며 하늘에 대고 투덜거린다. 곶자왈처럼 터널같이 우거져 태양을 가려주는 숲은 아니지만 키 큰 나무, 키 작은 나무, 활엽수와 침엽수, 들풀 등 다양한 식생이 어우러진 숲길은 언제나 푸근함을 전해준다. 고목나무 숲길을 나온 올레길은 포장길을 통해 산노루라는 유명 카페를 지난다. 산중 구석진 곳인데도 오가는 자동차들이 많았다. 중국의 황산, 일본의 후지산과 함께 세계 3대 녹차 재배지인 제주의 녹차를 소개하고 알리고자 하는 그들의 목..
용수리 포구에서 올레길 12 코스를 끝낸 우리는 올레길 13 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용수 저수지를 지나면 마을길과 숲길을 걷는 길이다. 올레길 13코스는 용수리 포구에서 오로지 내륙 방향으로만 걸어 저지 오름에 이르는 15.9Km의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정오에 12코스를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미 땀범벅인 몸을 이끌고 13코스를 이어서 걷는 것이 막막하기만 하다.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다. 한경 해안로 도로가 용수리 포구를 지나면서 만들어 놓은 포구 뒤편의 웅덩이를 돌아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다. 포구에서 계단을 올라 우회전했다가 다시 좌회전하여 용수리 마을로 들어간다. 올레길 화살표를 따라서 용수리 이 골목 저 골목을 걷다 보면 이곳에 사시는 분들의 일상을 좀 더 ..
제주 올레를 처음 걷기 시작한 것이 2016년 봄, 올레길을 마지막으로 걸은 것이 2019년 봄이니까 정말로 오래간만에 제주도로 향한다. 그동안 21코스를 제외한 제주도 동부를 대부분의 코스를 걸은 상태라 이번 여행에서 나머지 서부 코스를 모두 걷는 강행군을 하기로 했다. ■ 1일 차(화요일) - 제주 숙소 이동 기차 타고 배로 간 적도 있지만 이번 여행은 항공편이다. 저가 항공을 선택해도 인기 있는 시간은 늘 비싸다. 티켓이 저렴하면서도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평일에 내려갔다가, 평일에 올라오는 방식으로 준비를 했다. 1천 원을 더내고 사전에 좌석도 지정해 놓았다. 몇 년 전에도 온라인 체크인은 있었지만 이제는 자동 체크인 기능도 있어서 탑승권만 확보하면 되는데, 탑승권도 굳이 종이로 인쇄할 필요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