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문내면 예락리 양정마을을 지나는 서해랑길은 예락 방조제와 임하도 입구의 임하교를 지나면 잠시 해안을 벗어나 예락마을을 거쳐 가지만 우리는 우회전하는 지점을 놓친 것을 핑계 삼아 그냥 해안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어차피 수문을 지나면서 다시 원래의 길과 합류하기 때문이다. 용정교를 넘은 길은 들판을 가로질러 학상 마을에서 13코스를 마무리한다. 길은 예락방조제와 접하고 있는 양정마을 끝자락을 지나간다. 예락리라는 마을 이름도 독특한데, 예락의 예는 끌 예(曳) 자로 예인선, 예인망처럼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바다로 툭 튀어나간 마을 모양이 그물질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예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워낙 이름이 독특해서 웬만한 동네 이름은 전국을 뒤져보면 같은 이름을 가진 곳..
우수영 문화마을을 지나온 서해랑길은 우수영 5일 시장을 거쳐서 80여 미터의 망해산을 넘어간다. 산을 내려오면 서외마을 지나 해안길을 걸어 양정마을에 이른다. 목포에서 출발한 시외버스를 타고 우수영 터미널에서 하차한 우리는 지난 12월에 여정을 끝낸 충무사 앞에서 새해의 여정을 시작한다. 2023년 12월의 마지막 여행이었던 지난 여행은 그야말로 강추위와 폭설과 싸운 여행이었다. 여행을 출발하기 이전만 해도 일기 예보 상으로는 하루 정도만 흐린 날씨였는데, 실제로는 눈보라와 싸워야 했던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폭설로 진도 군내버스도 움직이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었다. 그만큼 몸은 힘들었지만 예상에 없던 일들이 이어진 만큼 추억들은 차곡차곡 쌓였다. 지난 여행이 명량대첩비까지 오..
진도로 진입한 서해랑길로 가기 위해서 이번 여행부터는 목포를 중간 기점으로 삼는다. 남파랑길 후반부와 서해랑길 초반은 광주를 기점으로 하는 것이 적절했지만 진도에서 나오는 버스들이 광주를 향하더라도 대부분 목포를 들러서 가기 때문에 금요일 일과를 끝내고 내려가는 여행이니 목포에서 하룻밤 자고 첫차로 진도로 들어가 농어촌 버스로 서해랑길 8코스 시작점인 사천 쌍계사 입구로 이동하기로 했다. 목포로 내려가는 KTX와 목포 터미널 인근의 숙소 "목포 설레임"(목포시 비파로 125)으로 예약해 두었다. 목포역에서 목포터미널까지는 역 바로 앞에서 1, 1A, 1-2, 좌석 200 버스를 타면 된다. 목포 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숙소까지는 도보로 5백 미터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진도로 가는 버스들이 있어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