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푈레 목장 및 산장(Gite Alpage de la Peule)부터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로 산길을 얼마간 내려오면 그 이후는 위의 사진처럼 완만한 내리막 길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레자르스 삼거리(les Ars)를 지나 페레 예배당(Ferret Chapel)이 있는 페레 마을까지 이어집니다. 초록 들판에 꽂혀있는 나무 십자가가 마음을 경건하게 합니다. 들판에 있는 나무 십자가들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해서 스위스의 국교가 기독교인 것은 아닙니다. 스위스 국기가 빨간 바탕에 흰색 십자가 있는 것도 적십자 운동의 시작이 스위스인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합니다. 종교도 65% 정도는 가톨릭이나 개신교이지만 이슬람교도 5%가 넘습니다. 편안하게 걸어 내려가니 주변 풍경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들에..
이탈리아 쿠르메이유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경계인 페레고개(Grand Col Ferret, 2,537m)를 지나 라 파울리(La Fouly)에 이르는 TMB 걷기 5일 차 여정은 이제 후반으로 접어듭니다. 라푈레 목장 및 산장(Gite Alpage de la Peule)에서의 충분한 휴식 시간 이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서는데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던 소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의 지시에 따라서 소몰이 개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소를 모는데 실력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가끔 어떤 소는 개가 쫓아다니며 짖어 대는 게 싫은지 뿔을 흔들며 개를 위협하지만 소몰이 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소를 몰았습니다. 소목에 달린 워낭 소리, 소몰이 개가 짖는 소리가 섞이며 평화로웠던 계곡은..
페레 고개(Grand Col Ferret, 2,537m)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며 짧았던 이탈리아에서의 이틀 여정도 안녕입니다. 페레 고개에서 라푈레 목장 및 산장(Gite Alpage de la Peule)까지는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완만한 내리막 길이 산허리를 타고 이어집니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보니 마음도 편안하고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완만한 내리막길 너머로 계곡 건너편에는 몽 뗄리에(Monts Telliers, 2,951m)와 그 뒤로 하얀 봉우리를 뽐내는 3천 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턱 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이곳이 스위스임을 알리는 하얀색 기둥에 빨간색 줄을 그은 길 표식.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모두 TMB 길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도 길 표식만큼은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