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죽천을 건너면 해안길을 따라 남서 방향으로 계속 이동한다. 한쪽으로는 농지를 다른 한쪽으로는 바다를 보면 내려간다. 중간에 금광 마을을 지나면 잠시 마을길과 도로를 거치지만 이내 모래 해변길을 거쳐 율포 해수욕장 초입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화죽천을 건너 화죽리 해변으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둑방길을 따라 화죽천 하구로 내려간다. 한국의 멸종위기종인 흰발 농게를 만났다. 암컷은 좌우 대칭이지만 수컷은 그림처럼 흰색의 큰 집게를 가지고 있다. 큰 집게발을 흔들며 암컷을 유혹한다고 한다. 우리가 돌아온 화죽천 건너편을 보면서 원형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넉넉한 그늘은 아니어도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어갈 수 있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해안길 둑방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물이 ..
보성비봉마리나를 출발한 77코스는 선소어촌체험마을을 지나면 언덕을 올라 공룡로 도로를 나가 연동 마을을 지나 해안 길로 나갈 때까지 계속 도로를 걷는다. 해안으로 나가면 둑방길을 걸어 화죽천을 건넌다. 산 중턱의 해안 도로를 걸으므로 득량만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선소 마을, 청포 마을, 객산 마을, 연동 마을을 차례로 지난다. 76코스를 끝낸 우리는 이어서 77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는 보성 비봉 마리나를 출발하여 해안선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물이 빠졌다가 들어오고 있는 시간대의 바다가 이 정도라면 상시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는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해양 스포츠를 즐기지 않아도 비봉공룡공원에서 선소어촌체험마을까지 해안 산책길이 잘 조..
지난 6월 6일 현충일은 24 절기 중의 하나인 망종(芒種)이었다. 한 마지기 논에서 보리를 베고 모내기를 하느라 정신없는 시기를 보냈다. 아직 마늘을 수확하는 것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큰 일을 치른 사이에 짬을 내어 다시 남해 바다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남해와 여수를 지나 이제는 고흥 끝자락에 도달했다. 여전히 순천과 벌교를 거쳐가야 하는 경로다. 하루 전 순천에 도착하여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순천 터미널에서 06:40 또는 07:05 버스로 벌교로 이동하거나(20분 소요), 큰길로 나가서 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88번 시내버스를 타고 벌교로 이동한다(50분 소요). 지난번 여행에서 76코스의 장선포까지 조금 더 걸었으므로 벌교 터미널에서 08:30 버스로 장선포로 이동하여 여정을 시작한다. ■ 남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