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임도에 들어선 길은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다가 미황사 인근에서 숲 속 산책길을 걸어 미황사에 이른다. 미황사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어렵지 않게 걷는다. 1백 미터마다 길 옆에 박아 놓은 길 표식은 길을 지루하지 않게 돕는다. 길 표식을 보면 또 일백 미터를 걸었구나 하며...... 콘크리트 임도가 아닌 흙길 임도도 괜찮다. 다만, 이른 아침에 출발한 까닭에 풀잎에 맺힌 이슬들이 아직 마르지 않아 신발 앞부터 천천히 젖고 있다. 게다가 예보에 없던 비까지 토닥토닥 내리기 시작한다.ㅠㅠ 일기 예보만 믿고 우비도 우산도 챙기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가 당황스럽다. 후드득 떨어지는 비를 피해서 나무 아래에서 잠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린다. ..
완도를 지나온 남파랑길은 해남군 남창에서 길을 이어간다. 남창시장과 남창 교차로를 거쳐 남창을 빠져나오면 잠시 도로를 걷다가 남창리 농로를 걸어서 이진리로 넘어가 달마산 임도로 진입한다. 어제 88코스를 끝낸 우리는 원동에서 쉬어 갈지를 고민했었다. 86코스를 걸으면서 원동에서 하룻밤 쉬어 갔던 경험이 있었고, 남창부터 원동까지 86코스와 89코스가 겹치는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원동에서 해남까지는 직행버스를 이용하고 해남에서 남창까지는 군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해남 읍내에 좋은 숙소 후보도 많고 식당도 많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해남 군내버스로 남창까지 이동한 우리는 달도를 넘어온 남창교 앞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밀물 때인지 물살이 세차다. 북평면사무소 입구 교차로에서 남창 시장 방면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