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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둑길을 걷다가 오미를 향해서 꺾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18코스는 논을 가로 질러 원내 마을 지나서 19번 국도를 건너 갑니다. 

 

 

 

산을 뒤로하고 섬진강을 품을 만큼 명당이라 그런지 산이 많은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넓직한 평야가 인상적입니다. 그 뒤로는 나름 큰 부락인 원내 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5월은 밀과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이죠. 밀이삭에 붙은 무당벌레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온통 연 보랏빛인데 빨간 무당벌레의 색깔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칠성 무당벌레인 모양입니다. "무당벌레야 우리집에 와서 진딧물좀 좇아주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최근에는 한국과 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인 레이디버그라는 애니메이션 때문에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되는 곤충입니다. 

 

 

무당벌레의 영문 이름인 Ladybug의 유래가 성모 마리아의 성화에 그려진 외투 때문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에게는 유익한 익충입니다.

 

 

 

논에는 밀들이 이삭을 내고 한참 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논 한쪽으로는 모내기를 위해 준비중인 모판들도 준비되고 있었구요. 구례군은 2017년 전국 최초로 구례군 전체를 "친환경 농업도시"선포한 곳으로 농약병이 굴러 다니거나 제초제로 누렇게 죽은 잡초들이 넘실 거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겠죠? 밀과 벼를 이모작하여 우리밀도 살리고 땅도 살리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논길을 걷다보니 붉은색의 흔하지 않은 꽃을 드문 드문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양귀비꽃이었습니다. 구례와 가까운 하동에서는 양귀비꽃 축제도 열린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럴까요? 양귀비가 만나기 어려운, 아니 만나서는 않되는 꽃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는 아편을 생산할 수 있는 양귀비 재배는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양귀비는 무엇인가? 바로 관상용으로 키우는 꽃양귀비(楊貴妃), 개양귀비 라고 불리는 꽃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항우의 애첩 우미인이 항우가 유방에게 포위되자 자신이 항우에게 부담이 될것을 우려해서 자결하는데 우미인의 무덤에 개양귀비가 피었다는 데에서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도 합니다. 이름이 개양귀비라고 하는 것처럼 이 꽃으로는 아편을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유럽에서는 개양귀비로 식용으로 활용해서 씨는 기름을 짜고 줄기는 채소로 먹고 꽃은 시럽이나 술을 담그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원내 마을에 들어서니 조선 선조 때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푸근한 마을 이었습니다. "친환경 농업도시" 답게 약통을 메고 제초제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힘들지만 예초기로 논둑의 풀을 자르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1800년경 본 군 현감이 지방 순시 때 서씨(徐氏)가 대종을 이루고 있으므로 서씨는 담 안에서 살아야 번성하니 원내(垣內)로 칭함이 어떠냐하여 이 후부터 원내라 칭하였다 한다.

마을 소개글에서 서씨는 담 안에 살아야 번성하는게 맞나? 하는 갸웃 거림이 있었지만 풍수상 명당에 가까운 곳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겠죠?

 

 

 

 

원내 마을을 지나면 19번 국도를 만나는데 이 국도는 섬진강변을 따라 오늘의 목적지인 석주관성을 지나고 화개장터의 화개면과 하동까지 이어지고 바다를 만나는 남해 고속도로까지 연결됩니다. 19번 국도를 따라가면 섬진강의 끝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오미를 가기 위해서는 이 19번 국도를 건너서 길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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