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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튀르 랭보(Jean Nicolas Arthur Rimbaud)의 취한 배(Le Bateau ivre)가 적힌 국세청의 벽을 지나서 생 쉴피스 성당(Église Saint-Sulpice)을 둘러 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가진 생 쉴피스 성당(Église Saint-Sulpice)에 도착했습니다. 길이가 113미터, 폭이 58미터로 노트르담 대성당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파리에서 두번째로 큰 성당입니다. 현재의 성당은 13세기에 세워졌던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을 허물고 1646년부터 1870년에 걸쳐 세운 것입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때마침 생 쉴피스 광장(place St Sulpice)에 각종 골동품을 놓고 파는 벼룩 시장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황학동 벼룩 시장처럼 상설은 아니고 1년에 한번 6월에 12일정도 이곳 생 쉴피스 광장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주최하는 것이고요. 하얀색의 천막이 아니라면 중세의 시장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이 듭니다.



벼룩시장에 포위된 생 쉴피스 분수(Fontaine Saint-Sulpice). 1848년 나폴레옹의 무덤을 제작한 루이 비스콩티(Louis Visconti)가 제작한 것으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서로 다른 조각가들이 제작한 자크 베니뉴 보쉬에(Jacques-Bénigne Bossuet), 프랑수아 페넬롱(François Fénelon), 에스프리 프레쉬에(Esprit Fléchier), 장 밥티스트 마시용(Jean Baptiste Massillon)등 17세기 유명 설교가 4명의 조각상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프랑수아 페넬롱의 모습입니다.



고지도를 판매하는 부스의 모습. 벼룩 시장이긴 하지만 조명등 체계가 잡혀있습니다. 대부분 유로로 가격표가 붙어 있어서 지름신이 오면 마구 지를 수 있습니다.



생 쉴피스 성당의 입구가 있는 서쪽면의 두 종탑의 높이와 모양이 다른데 그 이유는 1732년 성당 서쪽 설계 공모에서 당선되어 공사를 진행하다가 1766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세르반도니(Jean Nicolas Servandoni) 때문입니다. 세르반도니는 런던의 생 폴 성당에 영감을 받은 바로크 양식의 설계로 성당의 서쪽을 건축했지만 그가 죽은후 그의 제자가 건축을 이어 받으면서 좀더 신 고전주의 양식으로 변형되었다고 합니다. 



성당 입구. 성당 앞에 있는 걸인을 지날 때 마음에 부담이 있던 것을 제외하고는 노트르담처럼 붐비지도 않고 조용하고 여유있게 성당을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서쪽면의 건축 양식은 이오니아 양식과 도리아 양식을 합친것이라 합니다.



입구 쪽에는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와 검을 들고 있는 바울의 조각상이 광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입구의 천장을 장식한 꽃 무늬의 장식들과 부조들.



위의 그림은 작은 채플들로 이루어진 생 쉴피스 성당의 내부 지도로 각 위치의 이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중앙 통로

  2. 거룩한 천사들의 채플

  3. 연옥 영혼들의 채플

  4. 생 요한 바티스트 드 라 살 채플(St Jean Baptiste de la Salle)

  5. 생 잔다르크 채플(Ste Jeanne d'Arc)

  6. 생 세례 요한 채플(St Jean Baptiste)

  7. 남측 가로 회랑

  8. 일반인용 성물안치실

  9. 생 드니스 채플(St Denis)

  10. 생 마르탱 채플(St Martin)

  11. 생 쥬느비에브 채플(Ste Geneviève)

  12. 생 안나 채플(Ste Anne)

  13. 성모 마리아 채플

  14. 생 루이 채플(St Louis)

  15. 생 요셉 채플(St Joseph)

  16. 생 가롤로 보로메오 채플(St Charles Borromée)

  17. 전도자 생 요한 채플(St Jean l'Evangéliste)

  18. 결혼식용 성물안치실

  19. 북측 가로 회랑

  20. 사크레쾨르(성심회) 채플

  21. 생 뱅상 드 폴 채플(St Vincent de Paul)

  22. 생 폴 채플(St Paul)

  23. 생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채플(St François de Sales)

  24. 생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채플(St François Xavier)



천사들의 채플에 있는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린 대천사 미카엘의 그림.



외젠 들라크루아의 프레스코화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La Lutte de Jacob avec l'Ange". 19세기 최고의 낭만파 화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가의 그림은 확실히 뭔가가 다릅니다. 



햇빛에 빗추인 프레스코화. 꾸준한 관리와 복원 과정 덕택에 저와 같은 이방인도 이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겠죠.



또다른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으로 "헬리오도로스의 추방, The Expulsion of Heliodorus". 외경에 기반한 이야기로 BC 2세기경 시리아의 왕에게 예루살렘의 보물들을 약탈하라는 명을 받은 총리 대신 헬리오도로스가 성전에서 보물을 가져가려하자 천사들이 그에게 나타나 거의 반쯤 죽을 정도로 징벌을 내렸다는 이야기 입니다.



단순하지만 십자가의 예수님을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채플을 엄숙하게 합니다. 연옥 영혼들의 채플.



연옥 영혼들의 채플에 있는 그림. 천주교에서는 연옥을 자신의 죗값을 치르며 정화하는 곳이라 설명하고 연옥 영혼들을 위한 우리의 기도와 속죄 행위를 하나님께서 받아주신다고 가르칩니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와 슬퍼하는 막달라 마리아를 앉고 있는 성모 마리아. 피에타(P​ièta, Mater Dolorosa)라고 부르기도 하는 조각입니다. 슬픔, 비탄을 뜻합니다.



연옥 영혼들의 채플에 있는 또다른 그림. 색채에서 부터 어두움과 비탄이 느껴집니다.



생 요한 바티스트 드 라 살(Jean-Baptiste-de-la-Salle) 채플.



로크 성인이 로마에 있는 병원에서 전염병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장면. 1822년 아벨 드 푸졸(Abel de Pujol)의 작품입니다. 로크 성인은 14세기 프랑스 몽펠리에의 귀족 가문에 태어나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 모두 나누어 준후 로마로 순례를 떠납니다. 도중에 유럽에 퍼진 흑사병을 만나서 병자들을 치료합니다.  로마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도 흑사병에 걸리고 맙니다. 오두막에서 혼자서 죽음을 기다리는데 천사가 그를 치료해 주고 개 한마리가 매일 빵을 물어다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팡이, 빵을 문 개, 순례자 복장, 허벅지 상처등이 그를 표현한 조각이나 그림에 나타납니다.



"요한 바티스트 드 라 살의 신앙, L'Apothéose de saint Jean-Baptiste-de-la-Salle". 요한 바티스트 드 라 살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헌신했고 최초의 카톨릭 학교를 설립한 사제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로크 성인의 고향 몽펠리에 (Montpellier)에서 생을 마감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생 잔다르크 채플(Ste Jeanne d'Arc). 



생 모리스(Saint Maurice)와 그의 동료들이 거짓 신에게 제물 바치기를 거부하는 그림. AD 3세기경의 로마 군인이었던 모리스는 전투에 나가기전에 우리나라에서 고사를 지내듯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기독교 신앙이 있던 그는 우상 숭배로 여기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생 잔다르크 채플의 천장.



전투전 제물 올리기를 거부한 생 모리스와 그의 동료들은 결국 순교한다는 그림입니다.



생 세례 요한 채플(St Jean Baptiste).



시몽 루이 부아조(Simon Louis Boizot)가 제작한 성인의 조각상.



같은 채플안에 있는 이 조각은 생 쉴피스 성당의 신부였던 장 요셉(Jean-Joseph Languet de Gergy)의 묘지입니다. 천사가 장례식의 베일을 걷자 죽음이 도망가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측 가로 회랑 상단을 통해서 들어오는 햇빛이 은은하게 성당 내부를 비춥니다.



남측 가로 회랑에 걸린 에밀 시뇰(Émile Signol)의 1876년작 프레스코화 "승천, L'Ascension".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11명의 제자가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남측 회랑을 전체적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벽쪽에는 해시계인 그노몬(Gnomon)이 보입니다. 1727년 성당의 신부가 춘분과 부활절의 시간을 알 수 있도록 요청해서 세워진 것으로 오벨리스크는 1743년에 세워 졌다고 합니다. 앞쪽으로 황동선이 있어 댄 브라운(Dan Brown)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는 로즈 라인이라 부르는 본초자오선으로 말하고 있으나 경도의 기준이 되는 본초자오선은 파리 천문대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가 경쟁하다가 현재는 그리니치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당과 본초 자오선은 관련이 없는 거죠. 그렇지만 그노몬이 과학적 목적으로도 사용되었기 때문에 프랑스 대혁명 과정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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