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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사의 맨마지막 작업은 서리태 선별이었습니다. 

쥐의 귀 정도 크기라 해서 서리태라고 하는 분도 있고, 성장 기간이 길어 서리를 맞으면서도 큰다해서 서리태라는 분도 있습니다. 겉은 검고 속이 초록인 특성이 있습니다. 서리태보다 크기가 휠씬 작고 동글동글한 서목태는 쥐의 눈 정도 크기라 서목태라 하는데 그냥 쥐눈이콩이라고도 합니다. 서리태와 서목태가 검은색으로 비슷해 보이고 크기만 다른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크는 모양도 열매가 달리는 모습도 다른 완전히 다른 품종입니다.


서리태의 성장 기간이 길다보니 자연스레 농사의 맨마지막 작업으로 서리태를 만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문제는 선별입니다. 콩 탈곡기에 잘 말린 콩을 줄기체로 집어넣어 알맹이를 받아내면 위의 그림같은 깔끔한 모양의 콩이 아닌 다양한 상태의 콩들이 섞여있기 마련입니다. 이들을 골라내는 것이 이후에 콩을 판매하거나 활용할 때 콩의 가치를 보다 높이는 방법입니다.


벌레가 콩 주위를 돌아가면서 갈아먹은것, 미성숙 상태로 탈곡된 것, 건조가 잘 되지 않아 모양이 찌그러진 것 등등 불량 콩의 원인도 다양합니다. 그중에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벌레 때문에 생긴 불량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위 어르신들이 그렇게 콩에 농약을 뿌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서리태는 중복이전에만 심으면 된다고 해서 해바라기 후작으로 느즈막하게 심었는데 그래도 서리태가 서운하지 않을 정도의 수확량을 보인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저희 집은 벌레가 먹고 남은 콩들은 잘 골라내서 청국장으로 활용합니다. 불량콩을 만들어낸 벌레들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나마 사람들 먹을 것을 남겨 놓은 호의가 감사한 것이지요.

내년에는 중복 2주전에는 파종해서 좀더 긴 성장 기간을 확보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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