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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 일년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논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면서 농사를 지은지도 어언 4년이 지나가면서 여러가지 상황을 만났지만 올해처럼 피와 친한적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모내기 시점에 물을 깊이 대고 좀더 신경을 쓰면 피를 줄일수는 있었지만 모가 빨리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초보 농군의 마음에 물을 깊이 대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창궐한 피를 어린 상태에서 많이 뽑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수 때가 되니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쑥쑥 올라온 피를 이삭만 댕강 댕강 잘라 주었더랬습니다.(피사리인가 피수확인가? 참조) 

자른 피의 이삭들을 잘 말렸지만 탈곡하는 것부터 쉽지 않더군요. 수확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익지 않은 피도 많이 섞여 있던 까닭에 골라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러저러 탈곡하고 껍질을 벗겨낸 결과물의 일부가 위의 그림입니다. 송편 모양인 것이 들깨 보다는 크고 벼보다는 작았습니다. 반짝거리는 피의 모습을 보면서 비슷한 다른 씨앗이 뭐가 있나 생각하다가 떠오른 것이 원산지가 멕시코인 치아씨드(CHIA SEED)였습니다. 


옆지기께서 1년전에 구입해서 가끔 밥에 넣어먹던 것이었는데 막상 자세하게 보니 치아씨드는 강낭콩의 축소판 처럼 둥글둥글한 모습이네요. 반면에 피의 씨앗은 기름바른 송편과도 같습니다. 참고로 치아씨드는 고대 아즈텍, 마야인들이 주식으로 먹던 식품이랍니다.


논 잡초로 성장한 피가 아닌 개량형 식용 피를 잡곡으로 키우시는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영양가도 훌륭해서 언론에 따르면 "찧은 피는 흰쌀보다 칼슘과 인이 2배 이상, 철분이 3배 이상, 식이섬유는 4배 이상이고 단백질은 40%가량 많다. 피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등이 함유돼 영양가 높은 '황금 잡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 충청투데이" 라고 합니다.


피와 치아씨드를 비교한 그림입니다. 좌측이 피 우측이 치아씨드입니다. "피죽" 한번 끓여 먹겠다고 별의별 실험을 다해 보네요. 피죽 끓여 먹게되면 식후 감상을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도 조물주가 허락하신 창조물일진데 인간의 선택에서 밀려났을 뿐이지요. 우리의 삶에서 귀중한 것이 나의 선택을 받지 못해 그 가치가 묻히는 것이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가끔은 삶의 구석 구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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